“주택관리사하고 공인중개사를 따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2020년 4월쯤에, 기존의 사업부문을 축소하고 부동산 쪽 사업을 확장해 보겠다 하시면서 재직중인 회사의 대표님께서 저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저 얘기 듣는 것으로 시작해서 작년에 공인중개사 1차 합격하고, 올해에 주택관리사 동차, 공인중개사 2차 합격하면서, 약 1년 반정도 걸려 결국 두 개를 다 따긴 했네요. 제가 두 시험을 동시에 준비하면서 느낀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는 우리 나이 50세로, 학부에서 경제학과 회계학을 공부하긴 했습니다. 그래서 부동산학개론과 회계원리가 전략과목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을 참고하시면서, 재미삼아서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1. 첫해에 중개사 1차를 합격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공인중개사는 10월에 1,2차가 동시에 치뤄지고, 주택관리사는 7월 중순에 1차, 9월 중순에 2차 입니다. 7월에 주택관리사 1차를 불합격 한다면 중개사에 집중할 시간은 3달 반이지만, 주택관리사 1차에서 합격점을 받았다면 바로 2차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중개사 준비에 집중할 기간은 1달 보름정도 입니다. 1달 보름 기간동안 6과목을 모두 보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이 시기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첫해에 중개사 1차를 합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모든 과목에 대한 철저한 파악이 중요합니다. 어떤 과목이 나에게 쉬운지 어려운지를 아는 것은 학습계획을 세우는데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절대평가인 시험에서 모든 과목에 똑 같은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고득점을 목표로 할 과목과 50~60점을 목표로 할 과목을 확실히 나눠두고 학습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그래서, 수험 초기에 양 자격증 1차, 2차 전과목의 기본강의를 1강부터 종강까지 모두 들어보았습니다.그러면 시험별로, 또 과목별로 학습 목표(점수)가 대충 세워집니다.
3. 주택관리사 1차 합격을 전제로 하면, 7월중순~9월중순은 주택관리사 2차만 봐야하니, 중개사 2차 시험과목은 9월중순부터 약 한달 보름 남짓 집중할 수 있습니다. 주택관리사 1차 올인 기간을 잡고 그 기간 전에 중개사 2차를 어느 정도 봐 두어야 합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75점 이상의 고득점이 필수인 중개사법과 관계법규와 공법에서 겹치는 범위인 주택법, 건축법, 정비법은 암기는 못하더라도 언제 다시 보더라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없도록 해 두어야 합니다.
4. 주택관리사 1차 시험 올인하기 시작하는 시점을 5월 초로 잡았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주택관리사 고유의 민법 시험범위와 시설개론의 심화과정까지의 수강을 끝내 놓았습니다. 24회 주택관리사 1차시험 결과는 회계원리 87.5 시설개론 62.5 민법 75.0 이었습니다.
문돌이라 시설이 제일 어려웠는데..2차 관리실무의 기본과 심화를 모두 들어보니 설비가 제법 겹치더라구요. 그래서 구조는 기본강의만 듣고, 설비는 기본과 심화를 모두 들었습니다.
5. 주택관리사 1차 시험날 가답안으로 합격을 확인하고 그날만 쉬고 바로 2차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2차 시험은 70점이면 충분히 합격합니다. 주택관리사는 1차 합격하면 사실상 50%는 합격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2차는 과목이 두과목 뿐이고, 주관식이 있다고 해도 괄호넣기인데다가 관리실무의 최소 20~25% 정도는 시설의 설비와 연관되어 있어 2차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다고 해도 겁먹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충분한 시간이 있습니다.
주택관리사는 1차 시험에서는 거의 모든 수험생이 한과목 이상에서 과락을 염려하기 때문에서 1차의 난이도가 높은 편입니다.(저는 시설 과락을 염려 했었습니다). 2차가 상대평가라고는 하지만 과락만 없다면 위에서부터 그 등수안에만 들어가면 되고 상대평가 전환 후 2차 시험 대상자 대비 합격예정자 비율이 70%가 넘고 있습니다. 2차 시험은 불의타 문제로 도배되지 않는 한 70점이면 발 뻗고 잘 수 있습니다. (박성진 교수님 말씀) 그리고 올해 커트라인도 61점 정도인 것으로 압니다.
6. 1차 시험 후 2차 준비하면서 핵심요약 강의를 들을 때 기본과 심화를 들어 둔 것은 기본서에 밑줄 만 쳤다 하더라도 분명 도움이 됩니다. 저는 ‘아 이걸 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암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관계법규는 주택법, 공동주택관리법, 공공주택특별법, 건축법, 정비법 위주로 정리하면서 나머지 법규들은 기출문제와 모의고사로만 정리했습니다. 공공주택특별법은 비중이 높고, 주택법, 건축법, 정비법은 중개사와 범위가 겹치므로 꼼꼼이 봤습니다. 단, 정비법이 분량에 비해 문제 수는 2문제 인데..중개사에서는 7문제 나오니까 시간을 투입하는 것이 낭비가 아닙니다.
관리실무는 설비가 어느 정도 되어 있다면 관리실무에 투입되는 역량을 100이라 할 때 행정실무 60, 기술실무 40 정도 배분했습니다. 24회 주택관리사 2차 시험 결과는 관계법규 75.5 관리실무 76.0 이었습니다.
7. 나름 충분한 점수를 얻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상대평가다 보니 불안은 하더군요..그래도 더 이상은 뭘 할 수 있는게 없는 만큼..떨어지면 대략 낭패인 중개사 시험 준비에 들어갑니다. 제가 배분한 역량은 100을 기준으로 중개사법 40, 공법 30, 공시세법 30 이었습니다. 공시세법이 어렵긴 했지만 32회 중개사 2차 결과는 중개사법 80.0 공법 62.5 공시세법 65.0 이었습니다.
1년동안 매일 아침 7시쯤 출근해서 업무 시작할 때까지 한시간 반 정도 공부하고, 집에 가서는 2시간 정도 공부했네요. 주말에는 반나절은 푹 쉬려고 했고, 대신 이틀을 합쳐 10시간 정도는 공부하려고 했습니다.
정말 될까? 싶었지만 어찌 되었던 한 해에 주택관리사와 공인중개사 합격증을 모두 받고 나니 ‘이게 뭐라고’라는 생각도 듭니다만..그래도 2021년 올 한해는 뭔가를 해냈다는 뿌듯함이 있네요.
박문각 교수님들은 이 분야에서 다년간의 경험과 시험 노하우를 잘 갖추고 계시니 의심하지 말고 하라는 대로 하시면 됩니다. 제가 수강한 교수님들은 중개사 민법 이승현, 중개사법 윤영기, 공법 박희용, 공시법 강철의, 세법 이태호, 관리사 민법 설신재, 시설 신명, 관리실무 박성진 교수님 입니다.
한편, 제가 아 두 시험을 모두 겪어본 바 공부의 깊이는 주택관리사가 더 깊고, 공부의 범위는 공인중개사가 더 넓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단답형 주관식이 있다고 해도 객관식 문제가 절대적이니 문제도 충분히 풀어두세요. 이론이 어느정도 정리가 된 후에는 문제 중심으로 보는 것도 하나의 노하우일 것입니다. 다만, 올해 등기법처럼 지문 경향을 바꾸거나 난이도를 조금만 올렸을 때는 낭패를 보실 수 있으니 정답 지문만 체크하지 마시고 정답 외의 지문도 확실히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마지막으로 공인중개사와 주택관리사를 쉽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도전 해보지 않은 자, 도전하는 자들을 (그 까짓 거라고) 평하지 말라’고 한마디 하고 이 긴 (자랑)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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