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해 3월 다니던 회사를 희망퇴직하고 그동안 꿈꿔왔던 일을 위해 개인 사업을 1년여 정도 준비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고 50대 중반의 나이에 실패를 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겠나 하는 생각에 사업에 대한 꿈을 접고, 70대 까지 일할 수 있으며 안정적인 직업을 찾다 주택관리사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어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해 6개월여만에 동차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는 엄청난 공부의 양에 눌려 ‘과연 내가 이 것을 해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것 말고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해 매일 9시간 정도를 공부에 집중해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합격의 요인은 무엇보다 절박한 마음과 충분한 공부 시간의 확보였습니다. 학력고사, 취업 시험, 대학원 공부 등 모두가 쉽지 않았지만 주택관리사공부를 가장 열심히 치열하게 한 것 같습니다. 그것은 여기에서 떨어지면 퇴로가 없다는 절박한 마음 때문이었고 이것이 곧 합격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1. 공부에 대한 전략 수립이 중요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 찾기
공부를 시작하기전 먼저 자신에게 맞고 효과적인 공부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방법을 정하고 계획을 세워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공부의 틀이 잡히지 않아 공부의 효과를 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즉 ‘인강이냐, 실강이냐/ 강위 위주, 회독 위주/ 집에서 공부, 독서실 또는 도서관/ 밤에 공부, 낮에 공부/ 하루 공부를 위한 확보 시간은 얼마나/ 눈으로 보며 외우기, 쓰면서 외우기/ 문제풀이는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등등에 대해 나에게 효과적인 방법을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루틴을 먼저 확립하고, 하루 공부 시간을 공부에 전념하는 경우 9~10시간, 일이나 가사를 병행하는 경우 4.5~5시간 정도 확보해야 전자의 경우 5~6개월, 후자의 경우 1년 안에 동차 합격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회계나 법 전공자 또는 공인중개사등 다른 시험 준비로 회계나, 법과목에 기본 지식이 있는 경우 등은 기간이 훨씬 단축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기 위해 먼저 합격수기를 많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 합격수기를 보면 공부에 대한 감이 잡히게 되고 내가 처한 상황, 내가 가진 개인적인 특질에서 어떤 방법으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해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일주일 단위 계획, 1주 단위로 수정
계획은 일주일 단위로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1주일에 어느 정도의 분량을 공부하고 과목 분배는 어떻게 할 지 등을 정해 공부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개 공부 초반에는 목표한 분량만큼 나가지 못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경우 한 주가 끝나면 계획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매주 체크를 하고 조정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주일 단위 계획은 복잡할 필요는 없고 엑셀로 시험 남은 기간까지 주 단위로 달력을 만들어 날짜별로 그날 공부할 과목, 회독수를 적어 놓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2. 실질적인 공부법
한 과목에 집중 VS 하루에 여러 과목
1차는 하루에 3과목 모두 공부했습니다. 공부 초기에는 마음이 바쁘고 불안해 하루에 한 과목 또는 한 과목을 며칠씩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3과목을 공부했는데, 공부법 전문가들 의견에 따르면 하루에 한 과목이나 또는 한 과목을 2~3일 공부하는 것이 집중에 좋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앞서 말씀드린 심리적인 요인도 있고, 저는 매일 3과목을 하는 방법으로도 집중력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심리적인 요인을 배제한다면 하루에 한 과목 또는 한 과목을 2~3일씩 집중해서 공부하는 것이 효과는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2차에서는 1차를 공부하며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 효과적인 것인 가를 터득했기 때문에 심리적인 면도 안정이 되었고, 무엇보다 2과목 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관리실무 1회독 후 관계법규 1회독과 같이 한 과목에 집중해 공부를 했습니다.
인강 VS 회독
강의를 듣는 가장 큰 목적은 공부의 범위를 확정하는 것입니다. 강의를 듣지 않고 혼자 공부를 한다면 엄청난 분량의 기본서에서 어느 것이 중요하고 어느 것이 중요하지 않은 지 혼자 취사 선택을 해서 공부를 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강의를 들을 때가 가장 중요한데, 첫 번째 강의를 듣는 목적은 교재에 줄을 긋는 것입니다. 즉 교수님들이 강의하는 가운데 교재에서 중요하다고 한 것과 중점적인 내용을 찾아 줄을 긋고 표시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본인이 회독을 시작할 때는 줄 그은 부분만 보고 그 가운데 중요한 것을 외우면 되는 것입니다.
인강을 듣고 줄을 친 다음 저는 1회독을 했고, 이후에는 회독을 중심으로 하고 인강은 쉬는 시간, 운동하는 시간, 자투리 시간에 무한 반복으로 계속 들었습니다.
쓰면서 외우기 VS 눈으로 보며 외우기
‘구조화 독서법’ 강의도 듣고 눈으로만 보며 암기를 시도해 해보았으나 저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쓰며 외우는 것이 체질에 맞아 연습장을 사서 쓰면서 외우고 공부를 했습니다. 특히 회계 문제는 직접 쓰면서 풀어야 해, 마트에 가면 6단으로 구분된 수학용 연습장이 있어 이 연습장이 공부하기에 좋았습니다.
문제풀이
2회독을 한 다음 기출문제 최근 5개년을 것을 프린트해서 문제풀이를 했습니다. 문제풀이를 할 때에는 반복해서 볼 수 있도록 답안지를 별도로 만들어 풀이를 했고, 해당 문제에는 동그라미, 세모, X 표를 표시해서 맞으면 동그라미, 맞추었지만 확실히 아는 것이 아니면 세모, 틀린 것은 X 표시를 하고 시험 본 날짜를 적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여러 번 반복할 때는 X 표시가 반복된 문제들 중심으로 보며 약한 점을 보완해 나갔습니다.
회독 시간과 횟수
각 과목 회독에 걸리는 일수는 1회독 때는 7~10일, 2회독 때는 7~5일, 3회독은 3~5일 정도 걸렸습니다. 저는 문과출신이라 숫자에 약해 1차는 회계가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렸고, 2차에서는 관계법규가 관계실무보다 훨씬 힘들어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회독의 개념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그냥 한 번 읽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외우고 넘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1회독도 힘들지만 2회독때 상당한 좌절감을 맛보게 되는데 그것은 1회독을 해도 2회독째에는 30% 정도 밖에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 2회독을 하고 나면 한 50~60% 정도 기억하는 것 같고 3회독을 하고 나서 약 70% 정도가 넘었습니다. 그래서 3회독을 하고 나서 기출문제를 푸니 대부분의 과목에서 70점 이상을 넘을 수 있었고, 1차 2차 모두 3회독을 마치고 나서 ‘이만하면 합격할 수 있겠다’라는 감이 왔습니다. 3회독을 마치고 나면 4회독 5회독은 2~3일, 하루 이틀만에 쉽게 볼 수 있는데 실력이 크게 늘지는 않습니다. 결국 3회독까지 마치는 게 합격의 key 라고 생각됩니다. (첫 번째 강의를 듣고 줄을 치며 본 것은 1회독이 아니고 줄 친 다음 처음 외우며 본 것이 1회독을 말하는 것입니다)
1차 민법과 시설개론은 기본서로 공부했고 회계는 요약집을 보고 주로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를 했습니다. 2차는 관리실무는 기본서, 관계법규는 요약집을 보며 기본서로 보충을 했습니다.
기타
- 6개월 이내 시간 밖에 없으면 1차 때는 1차만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차는 1차 마치고 준비해도 충분합니다.
- 공부는 자로 줄 그어 면서 공부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듯하게 정리해야 눈에 잘 들어오고 두번, 세번 보기 쉽습니다.
- 중요 내용 형광펜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목과 내용 등 최소 2개 이상의 색깔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서브 노트는 최소 3회독 하고 난 뒤에 하시기 바랍니다. 처음에는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니 처음부터 서브노트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3회독 이상 하고 나서 중요한 것, 자주 틀리는 것, 요약이 필요한 것 등 필요에 의한 서브 노트 작성하시면 됩니다.
- 자신의 장단점에 따라 목표 점수를 설정하고 전략적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1차는 기본 점수만 넘으면 되니 자신이 약한 과목과 강한 과목을 적절히 조절해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회계가 약해 회계 50점 이상, 민법과 시설개론 각각 70점 이상을 목표로 정하고 공부를 했는데 거의 계획대로 점수가 나왔습니다. 회계는 처음에는 다 공부하다 어느 시점이 지나며 원가회계는 포기했습니다.
- 문제 풀이는 기출문제 위주로 했습니다. 최근 5개년 문제를 3번 정도 반복해서 풀어 보았습니다. 나머지 문제집은 시간 있으면 풀고 그렇지 않으면 풀지 않아도 무방할 것으로 보입니다.
맺음말
공부할 때는 합격이 지상 목표이지만 합격하고 나니 취업의 길은 또다른 산이었습니다. 관리사무소장을 뽑는 곳은 대개 최소 1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니 주택관리사보 자격증만 있지 아무런 경력이 없는 신입 합격자들을 뽑아주는 곳은 거의 없기 때문이죠. 딱히 업계에 아는 인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 까페와 유투브 등을 통해 이리저리 정보를 찾다가 먼저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권하길래 2차 시험을 마치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그리고 취업용 명함을 만들어서 구직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조언을 듣고 정보를 얻을 겸 먼저 살고 있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장님을 찾아뵈었다가 이 분이 저를 좋게 봐주시고 사장님께 추천해주셔서 합격증이 나오기도 전에 취업이 되었습니다. 비의무관리대상 단지라 주택관리사보 자격증이 없어도 소장을 할 수 있는 단지였습니다. 물론 저는 운이 좋았고 아직 대부분의 25회 합격자들은 일자리를 찾고 있는 중이지만 현업에 있는 선배님들 말씀을 들으면 대개 6개월~1년 사이에는 모두 자리를 찾아간다고 합니다.
1인 소장으로 경리와 기사까지 겸직하며 오래된 아파트라 여러가지 힘든 일이 많지만 그래도 할 만하고 보람도 있습니다. 주택관리사의 직업이 결코 화려하거나 멋진 일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이만하면 괜찮은 직업이고 특히 저 같은 50대, 60대 분들이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직업으로서는 상당히 좋은 직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공부를 시작하는 여러분들 절박한 마음과 적절한 시간의 투자를 한다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음을 믿고 건승하시기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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