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15년 국가직 7급에 최종합격한 수험생입니다. 최종합격이라는 기쁜 소식을 받고 나서 주변에서 어떻게 합격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단기간에 합격한 것도 아니고 머리가 특출하게 좋은 것도 아니어서 특별한 합격비법은 없지만 수험생활을 성실하게 한 것이 제가 합격할 수 있었던 요인인 것 같습니다. 여러 합격수기들을 보면 대부분 1년 내로 공부를 하셨던 분들이고 어떻게 저렇게 공부했지 대단하다 싶은 분들이 많으셔서 선뜻 합격수기를 쓸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또 각자 자신에게 맞는 공부방법이 다를 텐데 ‘나는 이렇게 해서 합격했다’라고 말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저의 공부 방법을 강요하게 되는 것 같아 합격수기를 미루다가 그래도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아직 찾지 못해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이나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하시려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몇 자 적어봅니다.

저는 7급을 준비하는 데 맥시멈을 2년으로 잡았습니다. 2년 내에 무조건 합격한다는 마음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2년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고 일단 1년 후에 있을 7급 시험을 목표로 커리큘럼을 짰고 학원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다니자는 소소한 목표부터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수업시간에는 절대 졸지 않았고 선생님의 말씀 토씨하나 빼먹지 않고 들으려고 집중했습니다. 또 궁금한 것이 있을 때마다 쉬는 시간에 선생님들께 찾아가 질문을 하여 바로바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치지 않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평일에는 빡세게 공부를 하고 주말에는 잠도 많이 자고 데이트도 하며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2013년 7월부터 2015년 8월까지 2년 동안 학원에서 수험생활을 하였고 그중 5개월간은 학교를 다니면서 혼자 공부했습니다. 1년을 공부하고 시험을 치렀을 때에는 저 자신도 공부가 덜 됐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에 불합격을 통지를 받고도 크게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앞으로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다시 시작한다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잡았습니다. 아직 대학교 졸업을 하지 못했던 상태여서 복학하여 한 학기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그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컴활1급 자격증을 땄고 한국사 내용을 잊지 않으려고 한국사검정능력 시험도 보았습니다.(공무원시험은 소수점으로 당락이 갈리기 때문에 그때 제가 자격증을 따 둔 것은 정말 잘 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산점 1점이 정말 중요합니다!) 학교에서 한 학기를 보낸 후에 2015년 1월부터 다시 학원에 다니면서 2개월간 그동안 공부했던 7과목의 내용을 정리하였고 그 후로는 국어와 영어 강의만 들으며 나머지는 학원에서 제공하는 자습실에서 자습을 했습니다. 시험 두 달 전부터는 잘 외워지지 않는 부분이나 반드시 외워야 하는 부분만을 뽑아서 한과목당 A4용지 5~6장으로 요약하여 시험 전날까지 보았습니다.

* 국어

국어는 기본서를 공부하고 나서 추가적으로 국립국어원 사이트에 들어가서 표준어나 고유어, 외래어 표기법 등의 예를 보며 자료를 모았습니다. 한자나 사자성어는 기출된 것들을 외웠고 수업시간에 받은 자료들로 공부했습니다. 한자는 따로 공부하는 시간을 잡기 애매해서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학원에서 한자도 영어처럼 일일테스트 자료를 올려준다고 하니 그 자료들만 매일 조금씩 공부해도 시험 대비에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영어

영어는 수업시간에 제공되는 자료와 책만으로도 공부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에 수업시간 외에 따로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아침특강을 매일 듣고 날마다 학원에서 올려주는 일일테스트 문제를 풀며 문법과 어휘정리를 했습니다. 아침특강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학원에 가서 영어단어를 매일 조금씩 외운 것이 시험을 보기 전 어휘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법은 정일현 선생님께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가르쳐주시고 문제를 많이 풀게 하기 때문에 굳이 외우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외워졌습니다. 그만큼 자주 듣고 푸는 것이 영어 성적 향상의 지름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사

외워야할 것이 가장 많은 과목이 한국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꺼운 기본서의 내용을 노트에 요약해서 옮겨 적고 문제를 풀면서 노트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 넣어 나만의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시험에서는 기본서에 나오지 않는 것들도 문제로 나오기 때문에 기출문제뿐만 아니라 한국사능력검정시험문제도 함께 풀면서 몰랐던 내용들은 정리 노트에 추가하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또 사료가 많이 출제되기 때문에 사료집을 따로 사서 보았습니다.

* 헌법 & 행정법

법과목은 처음에는 용어가 생소해서 어려웠지만 어느 정도 용어와 개념들이 익숙해지면서 제일 공부하기 편한 과목이었습니다. 출제되는 범위가 한정되어 있고 법조문을 알고 있으면 맞추고 모르면 틀리는 단순한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비교적 공부하는 데 부담이 적었습니다. 헌법은 헌법조문을 한 자 한 자 정확하게 외웠습니다. 조문에 없는 단어를 붙이거나 ‘or'을 ’and'로 바꿔 틀린 지문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문제에서 물어보는 것이 헌법 조문에 있는 내용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헌법조문을 자주 봤습니다. 또한 헌법과 행정법은 봐야 하는 관련 법령들이 정해져 있어서 그 법령들을 따로 출력해서 보았습니다. 그중에서 자주 출제되거나 출제될 법한 법조문들은 따로 정리하여 외웠습니다. 판례 공부는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했고 그 외에 아직 기출 되진 않았지만 출제될 확률이 높다고 선생님들께서 짚어 주시는 판례를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점차 최신판례의 출제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시험 전에 최신판례에 대한 강의를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 행정학

행정학은 처음에 공부를 시작했을 때 양도 방대하고 어떤 것을 어떻게 외워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부담스러웠던 과목이었습니다. 처음에 기본서를 봤을 때 읽으면 그냥 이해는 되는데 막상 문제로 접하면 그 말이 그 말 같은 모호함 때문에 어렵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기본서를 공부하면서 노트 정리를 하였고 그 다음에는 한권으로 정리된 기출문제집을 풀면서 어느 부분이 잘 출제되고 어떤 형식으로 출제가 되는지를 익혔습니다. 그리고 맞은 문제든 틀린 문제든 정리한 노트를 함께 보면서 왜 맞았고 왜 틀렸는지를 꼼꼼히 정리하다 보니 꾸준히 좋은 성적이 나오는 효자 과목이 되었습니다.

* 경제학

경제학은 빠른 시간 내에 계산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불안감이 가장 컸던 과목이었습니다. 사실 실제로 기출 되는 시험문제는 생각하는 것보다 쉽게 나오는데 저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인해 자신감이 떨어지고 그것이 실수로 이어져 점수에 안 좋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경제학은 계산 문제니 어렵다, 하기 싫다 등과 같은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고 어려운 문제는 그냥 틀리면 된다고 생각하니 어느새 자신감이 붙고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작정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보다 이론을 정확하게 숙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이론을 공식화하여 외우는 것이 아니라 왜 그래프가 이렇게 그려지고 저렇게 움직이는지 그 ‘왜’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이론을 공부했고 그러다보니 응용문제에도 당황하지 않고 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론을 숙지한 후에는 시간을 재고 문제를 풀면서 시간을 단축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 면접

저는 면접에 대한 자료를 얻기 위해서 학원에서 9일 동안 진행되는 면접특강을 들었습니다. 같은 조 사람들끼리 토론과 pt발표 연습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발표하는 모습을 보며 배워야할 점과 해서는 안 되는 행동들을 익혔습니다. 면접 강의를 들은 후에는 따로 스터디는 하지 않고 면접 기출 질문들을 보며 혼자 준비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많이 써보면서 내가 했던 경험들을 회고하고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여 면접관들에게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어필을 할지에 대해서 연습했습니다. 무엇보다 시사적인 문제나 정책에 대하여 공부하고 그러한 문제에 대한 제 생각을 표현하는 연습을 가장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기업 면접을 본 경험이 있는 지인에게 조언을 구하여 면접도 대화의 일종이라는 것을 배우면서 면접관과 대화한다는 생각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이 긴장하지 않고 면접을 볼 수 있었던 요인인 것 같습니다.

수험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만 강하다면 꼭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목표 없이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공부했던 고3 때보다도 더 열심히 수험공부를 하면서 또 즐겁게 했습니다.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목표가 생기니 아무도 공부하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하루 계획을 짜고 나태해지지 않게 노력하고 오래 앉아서 공부를 하면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제 모습에서 보람을 느꼈고 또 목표에 점점 다가간다는 생각에 즐거웠습니다. 물론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것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목표가 확고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수험생분들도 공부를 하다가 힘이 드는 순간이 오더라도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확고한 목표와 성실함을 잃지 않으신다면 다 극복하고 합격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모든 수험생분들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