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국가직 7급 일반행정 직렬에 합격한 유유정입니다. 최종 발표가 나온 지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 실감이 안 나네요. 한창 공부할 땐 합격 수기 너무 쓰고 싶었는데, 그 많은 일들을 여기에 얼마나 담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 또한 공부 기간에 종종 합격 수기를 읽어봤는데 합격생들과 다른 부분이 있어도 결국 제 방식대로 공부하게 되더군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그러시리라 생각하고 편하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설명이 부족한 부분은 언제든지 쪽지나 메일 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2017년도 국가직 7급 / 경기도 일반행정 7급 성적

국어(한문포함)(7급) 90.00 / 85.00

영어(7급) 토익대체 / 85.00

한국사(7급) 80.00 / 90.00

헌법(7급) 90.00 / 85.00

행정법(7급) 85.00 / 95.00

행정학(7급) 70.00 / 85.00

경제학(7급) 80.00 / 90.00

평균 82.50 / 87.85

합격선 82.50 / 87.42

(경기도는 면접 보고 결과 기다리는 중입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필기 합격생 중에 점수가 높은 편은 전혀 아닙니다. (낮은 점수로 필기 합격하신 분들 용기를 내세요!) 총 공부기간은 2년이고 학교는 4학년 막학기를 남겨둔 상태로 시작했습니다. 전공은 중어중문이고 이전에 공시 공부는 해보지 않았습니다. 대학 4년 동안 영어 공부도 안 했으니까요. 벼락치기 공부가 습관이라서 장기 기억력을 써야하는 공시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저는 원래 강의 듣는 것도 좋아하고 사람들이랑 같이 공부해야 능률이 올라서 쭉 학원에 다녔는데 면접 스터디에서 만난 분들은 정말 다양한 형태로 공부하셨더라구요. 중요한 건 공부 형태가 아닌 것 같습니다.

2년 동안 끊임없이 해결해야했던 과제

1. 체력 유지 : 처음 7개월은 적응기간이라 생각하고 학원 맞은편에 있는 요가학원에 등록해서 일주일에 3번 아침반이나 저녁반으로 다녔습니다. 이후로는 마음이 급해져서 지속하지 못했지만 틈틈이 스트레칭은 계속 했습니다. 제가 식도염이 있어서 과식하지 못하는 점도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됐습니다. 고3 때는 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몸무게가 유지되니까 훨씬 나았어요.

공시생 스케줄을 유지하다보면 병에 걸려서 한 번 떨어진 체력은 회복하기가 힘듭니다. 학원은 공동 생활 공간이니만큼 위생에도 신경 쓰셔서 질병을 예방하시길 바랍니다. (화장실에서 일 보고 손 안 씻는 분들 꽤 계세요.) 제가 겨울에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돼서 엄청 고생한 적이 있는데 이후로 뭐든지 음식 먹기 전에는 꼭 손을 다시 씻었습니다.

2. 적정 공부량 찾기 : 실력이 늘어감에 따라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이 고무줄처럼 늘어나기 때문에 1~2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몸이 망가지지도 늘어지지도 않으면서 본인 능력을 조금 초과하여 압박감이 느껴지는 양이 제일 좋습니다. 제 플래너를 보면 초반에는 하루에 한 과목씩 수업 복습만 하자 적어놓고 10분의 1도 못하다가 후반에는 하루에 3~4과목씩도 공부하면서 부족한 부분도 메꿔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긴 시간 지치지 않으려면 매일 계획한 것을 실행하면서 느끼는 작은 성취감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정신줄 잡기 : 공시가 힘든 이유 중에 하나가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꾸준히 정진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우선 저는 컷이나 경쟁률에 대해서는 크게 마음 쓰지 않았습니다. 어딜 가든 수많은 뛰어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직렬이나 직종을 바꿔도 똑같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한테 가장 맞다고 생각하는 직렬을 선택했고 그 조건에 저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시간은 좀 걸리지만 못난 성적에 무뎌지는 좋은 방법은 학원 모의고사랑 동형 문제풀이 시간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것입니다. 공부량이 어느 정도 쌓이기 전까지는 어차피 점수에 큰 의미가 없습니다. 범위가 워낙 방대하다보니 어쩌다 점수가 잘 나왔어도 나중에 보면 다 헛것이거든요. 학원 선생님들 수업과 문제에 적응이 되면 강남에서 낸 모의는 잘보고 남부에서 낸 모의는 못보는 현상도 나타납니다. 그건 그쪽 학생들도 똑같으니까 점수 오르락내리락 하는 거 신경쓰지 마시고 침착하게 문제푸는 연습에 집중하세요. 시험 중 마인드 컨트롤하고 채점 후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보충하는 것이 모의고사의 가장 큰 의의입니다.

매일 같은 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평정심 유지에 도움이 됐습니다. 저는 첫 1년은 스파르타로 다녔고, 2년째 시작할 때는 학원이 너무 편해서 풀어질까봐 조교 아르바이트를 통해 수업, 자습에 결석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아침엔 정찬흠쌤, 정일현쌤, 송호상쌤 아침 특강 때문에 일찍 와야 해서 마감타임을 맡아 10시~11시까지 남았습니다. 가끔 몸이 안 좋을 때도 억지로 남아야 하는 게 극한 힘들었는데 덕분에 공부 시간을 더 효율적이고 알차게 보내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마음이 약해질 때는 학원 친구들이랑 같이 있는 게 도움이 많이 됐고 친구들이 없을 땐 선생님들 보면서 힘냈습니다. 가끔 선생님들의 살인적인 스케줄을 보면서 정말 합격 못하면 죄스럽겠다 싶었거든요. 지방직 준비하는 마지막 1달은 공부하기가 싫어서 아침마다 정일현 선생님 새벽 수업 준비하시는 모습 한 번 들여다보고 ‘난 아직 부족하군..’ 하고 마음 다잡곤 했습니다.ㅎㅎ

제 공부 방법의 특징?

1. 스터디(말하기, 듣기) : 저는 친구들과 시험 직전까지 1년 반 동안 스터디를 꾸준히 했습니다. (전 과목을 항상 병행했던 것은 아니고 과목별로 유동적) 같은 내용을 혼자 복습하는 것보다 말하기, 듣기를 통해 입체적으로 복습하면 기억에도 오래 남고 제가 놓친 부분을 채우는 데도 도움이 됐습니다. 또 원치 않아도 진도를 팍팍 빼게 되고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확실히 혼자 공부할 때보다 공부량이 많았습니다. 스터디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결석 금지, 포기 금지입니다. 분량이 많으면 제대로 준비도 못했는데 스터디 닥치는 날이 다반삽니다. 그럴 때 자책하지 말고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에 스스로 대견해 하고 준비한 만큼만 소화하려고 노력하면 분명 스터디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2. 손으로 쓰기 : 공책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능력은 없지만 스터디 준비하면서 계속 쓰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예를 들면 법 과목은 문제집을 풀면서 암기되지 않은 지문이 있으면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었습니다. 한 공책으로 옮겨 적으면 1000페이지짜리 문제집도 100페이지 안에 다 들어갑니다. 스터디 시작 전에 준비하면서 옮겨 적은 것 한 번 훑고, 스터디 하면서 공책 내용 질문해주면서 한 번 더 훑으면서 복습했습니다. 시험 1달 전쯤 두꺼운 교재 들춰보기 부담스러울 때 공책 페이지를 남은 일수로 나눠서 2~3회독 정도 하고 시험 보러 갔습니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집에서 학원으로 오가는 40분(왕복 80분) 동안 필기한 공책을 들고 다니면서 봤습니다. 나중에는 어깨가 너무 아파서 손바닥만한 종이 여러 장에 그날 수업 필기, 자습한 내용 적어서 봤습니다. 이 방법은 고영동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팁을 응용한 건데, 막판 3달 정도 남겨두고 전 과목 빠르게 회독하면서 세세히 암기해야 하는 잡스러운 부분만 간단히 옮겨 적고, 누적하여 매일 훑어보면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머릿속에 넣고 불안감도 줄이는 방법입니다. (자세한 방법 궁금하시면 영동쌤 수업 참고하시거나 저에게 쪽지) 근데 저는 안 디테일한 부분도 모르는 게 많아서 그냥 모르는 건 다 적어서 보고 다녔습니다.ㅋㅋㅋㅋ 누적해서 매일 빠르게 훑는 것(암기 노노 본능이 기억해요) - 머리에 잘 안 들어가는 내용을 넣는 방법으로 최고인 거 같아요.

과목별 공부 방법?..

1. 국어 : 적성에 안 맞아서 제일 공부 안 했던 과목입니다. 수업은 정찬흠 선생님 것만 들었고, 문제집 풀어본 건 「공단기 국어 문법·어휘999」,「선재국어 기출문제집」정돕니다. 999교재는 어법 익히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근데 선재기출은 친구가 답지에 오류 많다고 해서 다 풀지 못하고 걍 버렸어요..ㅜ,ㅜ 혼자 공부하기 싫어서 찬흠 쌤 수업만이라도 소화하려고 노력했고 기본서는 수업들을 때만 쓰고 혼자서는 1회독도 못 했습니다. 사실 막판엔 수업듣는 것만 믿고 자습 안 하는 게 걱정돼서 수업 안 듣고 선재 기출 풀면서 혼자 공부했는데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수업도 듣고 혼자서도 공부하는 모습이겠죠. ^^

독해 부분이 너무 약해서 처음엔 고민이 많았는데 문제를 계속 풀어보고 시간이 지나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팁을 조금 알아듣겠더라구요. 국어 시험 점수가 아주 나쁘지 않았던 건 하늘이 저를 도운 덕입니다.

따로 열심히 했던 공부는 한자, 고유어, 관용어 스터디 정도입니다. 특히 한자어는 친구가 정찬흠쌤 아침특강 프린트에 있는 사전 뜻까지 달달 외워오길래 저까지 덩달아 서당식으로 공부하게 됐습니다. 한국어 뜻 외우는 게 너무 힘들어서 한자 외우는 건 오히려 일도 아니었어요. 개인적으로 정찬흠쌤 교재 중에 지(地)를 좋아하고 많이 활용했습니다. 일주일에 2회씩 스터디하고 막판에는 혼자 하루에 2~3회씩 공부했어요.

2. 영어 : 정일현 쌤 말씀대로 아침, 정규 수업만 듣고 일테 꼬박꼬박 풀었습니다. 영어는 다른 어떤 과목 보다도 정말 매일하고 반복하는 게 중요해서 2년째는 악착같이 일테 다 풀었습니다. 스파르타 단어장도 외우긴 했는데 2년 차에는 일테만큼 성실하게는 못했고 대신 수업시간에 쌤이 반복해주시는 단어 유의깊게 외웠습니다. 영어도 독해가 약해서 걱정했는데 계속 읽다 보니까 시간이 해결해주더라고요. 따로 한 것은 교재에 붙어있는 관용어, 생활영어 스터디 2회독(2달에 1회독) 정돕니다. 국가직은 영어가 없어졌는데 9월 지방직엔 영어가 있어서 국가직 시험 있는 주도 수업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수업 빠지면 바로 감이 떨어져서 결석은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토익 공부는 따로 안 했고 1년 좀 넘게 선생님 수업만 듣고 시험 보러 갔더니 다행히 700점 넘어서 통과했습니다. 시험 전날 영풍문고 가서 2시간 동안 책 보고 유형 확인만 했습니다.

3. 한국사 : 2년 동안 송호상 쌤 수업 + 빡센 스터디 했습니다. 제가 고려가 먼전지 조선이 먼전지 헷갈리고 수능 국사도 다 찍고 5등급 맞을 정도로 역사랑 거리가 먼 사람이었는데 머리에 든 게 없어서 그런가 오히려 내용 받아들이는 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처음부터 암기할 사항만 줄줄이 읊어주셨으면 금방 지쳐 나가 떨어졌을 텐데 어떤 주제로 관통하는 흐름을 설명해 주시니까 덜 부담스럽고 제가 살을 덧붙이기 좋았습니다. 다만 용량이 너무 방대했기에 첫 6개월 동안은 손도 못 대고 수업만 듣다가 박문국의「조선의 왕 이야기 上,下」읽고 재미좀 붙인 다음 16년 4월쯤 스터디를 시작했습니다. 각자 공부하고 어려운 문제 4~5개씩 구해오는 방식이었는데 저한테는 스터디 자체보다 오히려 준비 과정이 중요했습니다. 우선 범위가 정해지면「전한길 기출문제 3.0」의 그 범위를 다 풀고 문제를 많이 틀렸습니다. 그럼 맘이 급해져서 이론서 읽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이때 공책에 모르는 내용을 옮겨적었습니다. 잘 모르는 내용은 눈으로 읽는 것보다 적는게 결론적으로는 더 진도가 빨리 나갑니다. 압축은 했지만 거의 다 몰라서 거의 다 옮겨적었어요. 거기에 문제집의 해설 보고 참고할 내용을 덧붙였습니다. 전 범위를 다 옮겨도 공책 100페이지 정도밖에 안 나와요. 시간 정말 오래걸렸는데 이렇게 3달 해서 쌤 이론서, 기출문제집 1회독 하고 나니까 다 기억하지는 못해도 한국사 수업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그 뒤로는 수업에 무거운 이론서 대신 공책 들고 다니면서 모르는 부분은 바로 찾아보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스터디는 시험 끝날 때까지 다양한 형태로 계속 이어갔습니다. 암기해서 단답형 문답하기, 기출문제/동형 풀기... 한국사는 지엽적인 문제 맞춘다고 파고들면 끝이 없기 때문에 그냥 이론서 하나 붙잡고 반복해서 숙지하시는 게 좋습니다. 특히 자꾸 문제만 풀거나 노트만 보다보면 나중에 생소한 지문을 만났을 때 당황할 수 있는데 주기적으로 이론서에 참고자료 부분만이라도 회독 해주시면 커버할 수 있습니다.

4. 헌법 : 헌법도 고영동 쌤 수업 + 스터디로 공부했습니다. 스터디 교재는 영동쌤 ox집,「정인홍 기출문제」,부속법령집입니다. 저같은 법학 비전공자 분들은 헌법은 그냥 기출로 나왔던 문제는 다 숙지한다~ 생각하시면 할 일이 명확해져서 편합니다. 문제풀고 모르는 지문이 나오면 공책에 베껴 적고 (필요하면 해설부분의 지문까지) 부속법령 문제는 부속법령집을 뒤져서 법령도 베껴 적었습니다. 이것도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지만 익숙한 지문이 많이 생길수록 문제풀이 속도도 빨라지고 부속법령 회독을 할 때도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시험 전에 100페이지짜리 공책 2회독 하면서 마지막까지 헷갈리는 판례만 빨간 유성펜으로 표시해서 시험날 훑어봤습니다.

영동쌤 부속법령집에 점선으로 밑줄친 부분이 중요한 부분인데 마지막에는 친구랑 이런 부분까지 외워서 스터디했습니다. 또 7~8월에 영동쌤이 최신판례 정리해주시는데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쌤이 강조하시는 판례만 제목에 표시해두고 시험 일주일 전에 빠르게 훑었습니다. 1년차에 최신판례 특강 안 들었더니 모르는 판례가 나왔거든요. 법 과목은.. 문제에 최적화 되는 게 가장 빠른 길인 것 같습니다.

5. 행정법 : 이승민 쌤 수업 + 써니 기출문제 + 「union 꼭 봐야 할 행정법 핵심기출 ox」로 공부했습니다. 행정법은 헌법보다 더 어렵게 느껴져서 끝까지 무슨 말인지 모르고 공부한 개념이 많습니다. 이승민 쌤 수업이 정확하긴 한데 압축되어있다보니 제 눈높이보다 높아서 문제집 해설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스터디하면서 판례 외우고 헷갈리는 내용은 스터디원 언니랑 토론(?)도 해봤습니다. 아마 엉망진창이었겠지만 대화를 나누면서 정리된 것도 많고 저절로 외워진 내용도 많았어요. 이승민쌤은 수업시간엔 잡담없이 진도만 빼시는데 가끔씩 마음먹고 해주시는 여담이 시간이 갈수록 마음에 와닿고 힘이 됐습니다. 처음엔 제일 어려운 수업이었는데 2년 버티며 스스로 보충하다 보니 나중에는 제일 편한 수업이었어요. 법과목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들여다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무슨 말인지 몰라도 맞추게 돼요! ㅎㅎ

6. 행정학 : 행정학은 저에게 너무 어려운 과목이었습니다. 수업은 끄덕끄덕하면서 듣는데 암기를 안하면 말짱 도루묵이라서 기출풀고 내용 외우는 스터디를 활용했으나 어느 정도 공부했을 때도, 끝날 때도 80점대 나왔습니다. ㅜㅜ 제 이해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공기출에서 행정학 기출문제 몇번씩 풀어보면서 해당 부분 이론서를 옮겨적었고, 반복해서 보다보니까 나중엔 외운 내용도 많았는데 이 방법이 저한테 최선이었던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입니다.

7. 경제학 : 저는 수학, 경제 모두 젬병입니다. 2달로 압축된 박태천 쌤 이론 수업이 제게 너무 벅찼기 때문에 좀 자세한 이론 강의를 인강으로 듣고 심화반부터 태천쌤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1년차 초에 김판기 쌤 기초 이론 인강은 결국 다 못 들었지만 2년차 태천쌤 이론수업 하실 때는 살짝 빠지고 김판기쌤 문제풀이 완강하면서 이론서를 압축필기했습니다. 하지만 젬병은 질문을 많이 해야 하고 태천쌤은 멍청한 질문을 하는 학생에게도 보살님처럼 대답해주시기 때문에 심화반부터 문제풀이 수업은 빠지지 않고 거의 다 들어갔습니다. 경제학 전공하신 분들은 태천쌤 수업이 오히려 요점만 짚고 빨라서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젬병은 선생님은 좋아했지만 수업은 적응하기까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문제풀이만큼은 실강에서 훈련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수업에 의존하는 수험생은 수업이 어렵다고 빠지면 혼자 공부해도 정체되거나 퇴보할 뿐 진전하긴 어렵거든요.

면접 준비

저는 대학 수시면접만 해봤고 취업 면접은 경험이 없었습니다. 공무원 면접은 17년도 국가직 일반행정 9급, 7급, 경기도 일반행정 7급, 총 3번 봤습니다. 9급 면접 때는 7급 공부에 집중하고 싶어서 혼자 공부하고 경험삼아 본다는 생각으로 보러갔습니다만, 면접장에 갔을 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이 경건해집니다. 수많은 합격생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면접 자료를 들여다보는 모습을 보니 학원에서 낄끼덕거리며 공부하면서도 온갖 핑계를 들고 엄살부렸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7급 면접 준비는 스피치 학원에 3~4주정도 다녔고 스트레스가 심했습니다. 집단토론과 개인 PT 때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자신감 있게 발표해야 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 내용면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할 거라 생각하고 스터디하면서 적응했습니다. (학원 사람들과 주 3회(2시간씩), 따로 주 1회(5시간씩)) 지식적인 부분까지 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면접에서는 태도를 가장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당일에는 편안하게 자신있게 보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학원은 스피치 기술을 가르쳐주는 학원, PT를 중점적으로 준비해주는 학원 등이 있으니 잘 알아보고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

공부 방법을 쓰긴 했는데 제 생각엔 그리 중요한 내용같진 않습니다. 지나간 일은 원래 잘 기억을 못해서 자세히 쓰기도 힘들었고요. 그냥 이렇게 공부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시고 궁금한 부분은 구체적으로 질문 주시면 더 좋은 답변이 나올 것 같아요. 수기에 드러날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다른 수험생들과 똑같이 하루에 몇 번씩 기분이 보통 지옥과 극한 지옥을 왔다갔다 했고 (천국은 없음) 2년차 서울시 7급 시험 보고는 아침 저녁으로 버스에서 맨날 울었습니다. 1년 전이랑 평균이 똑같이 나와서 국가직, 지방직도 가망이 없는거 아닌가 했거든요. 1년 10개월을 공부했는데 이 정도면 앞으로 고작 두 달간 내 성적에 달라지는 게 있긴 있을까? 그런데 다들 2~3년씩 공부하는 거 고작 1년 10개월 해놓고 완성되길 바라는 건 자만심이라고 어머니께 혼났습니다.ㅎㅎ 그래서 마지막 두 달은 "공부 막바지에는 시작할 때의 1달 분량을 하루만에 끝낼 수 있다"는 김종욱 쌤 말씀만 생각하면서 포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공부할 땐 불만도 많고 지하철에서 밀치는 사람 보고 욕도 많이 했는데 공부할 때 자꾸 욕하는 거 습관들이지 마세요. 며칠 앞뒤 안 가리고 심하게 욕했더니 나중엔 이성을 붙잡느라 전두엽이 아팠습니다. 실망하기 싫어서 기대치도 낮추고 자존감도 낮춰버릇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와도 행복한 기분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네요. 그냥 나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무시/개선할 것인가를 생각하시고 스스로를 사랑해주시기 바랍니다.

학원에 다니면서 정말 수많은 분들과 만나고 헤어졌습니다. 이곳에 일일이 언급할 순 없지만 2년 간 함께 공부하고 수다떨어주신 분들께 정말 고맙고 정상욱 차장님, 윤성희 실장님, 보경언니도 힘들 때 위로해주고 즐거울 때 함께 웃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일곱분의 수업도 정말 재밌게 들었고 수험생들 부족한 부분 채워주시기 위해 항상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앞으로 이렇게 열심히 수업을 들을 날 이 또 올까 싶네요. 좋은 결과가 있어서 좋은 추억을 가지고 갑니다.

부족한 수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