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실 문과 성향이 매우 높고 손이 느린 편입니다. 실무는 계산기를 두드리는 속도도 느리고, 숫자 실수도 잦아 가장 자신없는 과목이었고, 법규와 이론은 글쓰기라서 비교적 수월했으나 항상 시간이 부족해 15~16페이지 분량의 답안 작성이 제 한계라고 여겼습니다. 올해도 실무는 14페이지, 이론과 법규는 각각 16페이지 씩 작성하였습니다.
조심스러운 말씀이지만 올해 합격은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실무가 계산보다 서술의 비중이 컸고, 마지막 문제는 거의 이론문제처럼 느껴질 정도로 빠른 계산능력보다는 글쓰기 능력을 요구했던 점이 저에게 유리했습니다. 게다가 시험날 아침에 가볍게 훑어본 서브에서 이상하게 자꾸 눈에 밟혔던 분해법과 경제적 감가가 1번과 2번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것 역시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론 역시 지오평가사님이 작년과 재작년에 연속으로 강조하셨던 ESG와 탁감이 출제되어 타 강사 수강생보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법규는 1번에서 선결문제 논점을 놓치고, 판례 2016두64241(재결 무효확인소송 관련)을 끌어다 빈약한 논리를 펼친 탓에 점수가 비교적 낮지만 다른 과목 덕분에 다행히 만회할 수 있었습니다.
1) 실무 3번 문제에 대하여
올해 시험 중 가장 논란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되는 실무 3번에서 고득점을 하지 못했다면 아마 저도 올해 고배를 맛보았을 것입니다.
저도 득점이 이해가지 않아 답안지 열람이 열리자마자 신청해서 보고왔습니다. 목차를 간단히 공유하고자 합니다.
<물음1>
1. 기호별 과도 및 부족면적 판정
2. 사정면적 확보(청산금 정산 후인 점 고려, 환지면적으로 결정)
3. 현재 가격 추정
4. 면적 차이 분석
: 종전토지(농지)면적 -> 권리면적 -> 환지면적 으로 개별토지 각각의 변화과정에 집중
- “전에서 대지로 조성됨에 따른 토지이용상황, 개별요인 및 주위환경 등 개선에 따라 가치가 상승하였음.”
- “비례율 (간단한 산식으로 비례율 1.4를 도출하였습니다) 에 따라 산정된 환지예정지 가격에 의해 권리면적 산정됨.”
- “이후 환지처분 가능한 면적으로 청산 절차를 거쳐 환지면적이 최종 확정됨.”
<물음 2>
목차 1~2는 물음 1과 유사하게 작성하였습니다. (권리면적으로 결정)
3. 면적 차이 분석
: 물음 1과 달리 물음 2에서는 기호 1과 기호 2의 토지를 비교하여 권리면적의 차이가 발생한 원인에 집중하였습니다.
- “도시개발법 28조 의거, 권리면적은 소유자 별 종전자산의 가치에 비례하여 결정됨“
- 기호 2 토지가 면적이 넓었던지라 광평수 토지 논점을 언급하고 싶었으나, 쓰다가 중간에 어려워서 포기하였고,
단순히 #1번 토지가 #2번 토지에 비해 종전 보유면적이 절반이었으므로 권리면적 역시 이에 정확히 비례하여 절반으로 사정되었다는
취지로 기술하였습니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실무 3번은 도저히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질문에서도 어떻게든 출제의도를 파악해보려고 안간힘을 썼던 노력이
득점의 비결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2. 공부기간 리캡
저는 베이스 없이 무관 분야에서 일하다가 2021년 9월에 퇴사 후 공부를 시작했고, 22년 4월까지 1차에만 올인하였습니다. (하우패스 올패스를 끊었고, 민법 이찬석, 부동산학 최명근, 회계 천승호, 경제 함경백, 감관법 이상곤 강사님 들었습니다.)
1차 합격 후 22년 4월부터 서울법에서 2차를 공부하였고, 유도은 강사님 / 지오 강사님 / 강정훈 강사님 수업을 들었습니다.
2차로 서울법을 선택했던 이유는 솔직히 일요일 하루는 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우패스의 독종 프로그램은 좀 무섭더라고요 ㅎㅎ
2023년 34회 2차에서는 법규 점수는 57.5로 예상보다 높게 받았지만, 실무와 이론 과락 점수를 받았습니다.
사실 시험을 본 후에 바로 불합격을 예상하고 2023년 8월부터 바로 서울법 스티디를 0기부터 다시 수강하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 1차 준비는 2023년 11월부터 다시 시작하였고, 올해 1차는 기록해두지 못했지만 평균 70점 정도로 합격하였습니다.
1차에 과투자 한 감이 있지만 예선 탈락만큼은 피하고 싶어서 11월부터 1차 비중을 40~50% 정도로 비교적 높이 잡았고, 올해 1월부터는 2차는 하루에 실무 100점, 이론 법규는 주말의 스터디만 틈틈이 준비하는 느낌으로 붙잡고 있었습니다. 다만 1차 시험 전 주까지 1기 스터디는 계속 실강으로 다녔습니다.
1, 2차를 병행하던 시기에는 하루 9~10시간 정도 공부하였고, 1차 끝나고 2차 올인 시기에도 공부 시간은 비슷하게 유지하였습니다.
주말은 토요일은 스터디 후 2시간 정도 투자하여 자료정리를 하였고, 일요일은 실무 100점만 풀고 쉬었습니다.
3. 동차 준비하기
34회 2차 시험에서 큰 벽을 느꼈던지라, 1차를 다시 한번 보아야 한다는 것에 큰 부담을 느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가장 힘들어 하시는 지점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결과적으로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는 점은, 강사를 갈아타지 않음으로써 2차를 병행할 때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실무 스터디는 감사하게도 늘 새롭게 느껴지는 문제를 접할 수 있지만, 솔직히 이론과 법규는 1기~2기가 전년도 스터디 문제와 대동소이합니다. 저는 그게 오히려 좋았던 것 같습니다. 공부할 내용을 처음부터 교재에서 찾아보기보다는 작년에 정리해 둔 유사문제의 모범답안들을 계속 반복 암기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헤메지 않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이론의 경우, 생소한 불의타에도 대비할 수 있는 사고력을 키운다는 접근법 보다는 저는 정형화된 문제의 목차를 통암기하고, 다소 낯선 문제가 나오더라도 제가 암기한 목차를 변형하거나 응용하여 대처한다는 접근방식으로 공부에 임하였습니다.
편법에 가까운 이런 공부법이 2024년에 유효했던 이유는 제가 2022~2023년에 다소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정리해 둔 스터디 자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글닥스를 활용한 다음의 방식은 정리할 때 정말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비효율적이라, 사실 다른 분께 추천해도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하나의 참고만으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4. 스터디 자료를 구글닥스로 정리했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