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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벼랑끝에서 찾아온 행운
No : 466        작성자 :   운영자(122.40.2.0)     첨부파일 : 파일       작성일 : 2007/12/26 09:34:30     조회 : 33208  
벼랑 끝에서 찾아온 행운 
제13회 합격 이영한 
 
1. IMF 한파 
99년 초 어느 날 사무실에서 PC를 치고 있었다 
영문으로 ‘keb´를 쳤는데 ’ㅏ듀‘가 처졌다. ’keb ㅏ듀‘ 뭔가 불안 했다.  
IMF 여파로 몇 고비 감원의 칼바람을 피했는데 이번 파고에는 나도 휩쓸리는 것인가 하는 불길함이 엄습했다. 자판대로******외환은행이******아닌가. 
오후에 본부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명예퇴직 대상에 포함되었고 선정 사유와 임의 퇴직에 따른 이익과 거절 시 불이익을 설명하고 잘 생각해서 결정하라는 요지였다.  
너무나도 신묘망측(?)한 예감에 따른 쓰라린 기억 때문에 수험기를 쓰는 이 시간까지 PC 자판을 확인 해 보지 않았는데 오늘 확인해 보니 자판이 맞다.  
 
막상 통지를 받고 보니 막막 했다. 자격증이라곤 공인 중개사 자격이 있지만 좀더 편한 직업이 없을까 하고 생각하던 중 법무사 자격에 대해 법전을 읽어 보니 별로 어려운 것이 아닌 듯싶었다. 그 순간의 결정이 장구한 투쟁이 될 줄은 그 때는 몰랐다. 우선 소법전을 하나 샀다. 법에 대해서 좀 더 친숙해 지기 위해서다. 그러나 분한김에 샀지만 사무실에서나 숙소에서 볼 염두는 나지 않았다. 
정리해고 발령은 내놓고 후임자 발령은 외 그리 늦게 내는지 타향에서 20일 동안을 표정관리하면서 사무실에 나가면서 사람을 만나는게 무척 힘들었다. 드디어 후임자가 발령이나 업무 인계하고 직원들의 배웅과 눈물을 흘리는 여직원을 뒤로하고 정든 직장을 떠났다. 
 
2. 잠깐의 법정관리인 생활  
서울 집에서 법무사 시험준비를 1주일 정도 하는 중에 행인지 불행인지 법정관리 업체에 보전관리인으로 근무하게 되어서 수원지방법원에서 임명장을 받고 안산에 있는 서구산업(주)에 나가게 되었다. 취임식을 하면서 사원들의 때묻은 작업복을 보면서 과연 이 회사가 법정관리라는 긴 터널을 빠져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겼다. 잘못하면 이 사원들도 나와 같은 운명을 겪을지 모른다는 동병상린의 연민이었으리라.  
사장의 첫째 임무는 자기 업체를 부도를 내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그 때 다시 한번 느겼다. 그러나 관리인이란는 직업도 2-3년이라는 유한성 때문에 보다 안정정직인 직업을 가져 보려는 욕구 때문에 법무사 공부는 계속하기로 했다. 
허나 아침 6시에 나가서 저녁 9시쯤 들어오는데 시간이 없었다. 
직장에 있을 때 1차라도 합격하자는 욕심에 밤 한 두시 까지 공부를 했다. 하지만 모임에도 나가고 주말에 운동에도 나가는 정상적인 생활도 병행 했기에 1차합격은 그저 희망 사항일 뿐 1년에 내용요약과 문제가 있는 얇은 책을 1회독도 못하는 형편에서 불가능한 일이 었다. 
 
3.본격적인 공부 시작 
가 8회 1차 실패 
법정관리 업체는 운이 좋아 같은 자동차 부품업체인 재력 있는 업체가 M&A를 전제로 개입하게 되어 정리계획이 인가되고 정리절차가 조기 종결되어 정상화 되었다. 직장 생활도 모기업에서 파견된 박 사장님과 직원들의 따뜻한 배려로 불편 없이 했다.  
2001년 11월에 회사를 그만 두고 본격적으로 공부 했다. 6개월이면 1차 정도는 합격할 줄 알았으나 서울법학원에서 전 과목 강의 듣고 월드 컵 축구가 한창 일 때 집에서 “대한민국”도 외치면서 최종정리를 할 때 형법만도 한 달 가까이 걸렸다. 헌법은 도시 범위를 예측하기 어려웠고 등기법은 유석주 법무사님의 등기법 문제 지문을 읽고 또 읽어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민법은 학원에서 상 하권 으로 된 문제집이었는데 사시용으로 너무 과분하였던 덧 싶다. 상법도 마찬가지 였던 것 같다. 공탁법은 문제 풀이 강의 후 요약 1일 강의를 들었는데 도시 개념이 서지 않았다. 비송법 호적법도 뭐가 뭔지 몰랐던 것 같다. 
실력이 없으면 아는 문제도 틀린다. 문제 지문이 단번에 쏙쏙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당황하게 되고 당황하면 정신이 혼미해 진다. 비송법 문제에서 보전관리인으로서 관리인 인감을 휴대하고 다녔던 내가 바로 그 문제를 틀렸다. 
 
나. 9회 1차 시험합격 
8회 1차 실패 후 전과목을 다시 정리 했다. 
헌법은 송재필 교수의 기본서를 읽고 문제풀이 강의를 듣고 요약 노트를 만들었다. 시험이 가까워 올 즈음엔 차강헌 교수의 조문 정리강의 테이프를 들었다. 헌법은 어느 정도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 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헌법 판례가 재미있긴 하지만 완전히 이해해서 정리 암기하는 데는 양이 너무 많다. 헌법이 헌재 때문에 일반법화 되버린 느낌이었다. 요약정리 노트는 50페이지 정도 되었다. 주로 생소한 것 위주로 오답 노트 대용이었다.  
상법은 서울대 정교수 기본서와 한림학원 강의 테이프를 들었다. 강의는 사시 2차용이었는데 그 땐 그 것도 모르고 듣고 노트를 만들다 보니 PC A4용지로 200페이지 가까웠다. 
그 후 이상수 교수의 문제 풀이 강의와 요약 강의를 들었다. 조문 테이프도 구입해서 들었다. 
민법은 김준호 교수의 기본서와 법학원 기본 강의를 작년에 들었기에 유정 변호사의 강의 테이프를 듣고 문제집도 보았다. 강의 테이프에 문제집 강의도 함께 하기 때문에 법학원 강의는 들을 시간이 없었다. 요약 노트를 만들었는데 200페이지 정도 되었다. 시험 즈음에 유정 변호사의 사시 1차 집중 강의 테입 5개를 반복해서 들었다.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그해 민법 문제 40개를 다 맞추었다. 그후 11회 때도 구입해서 들었으나 사시와 법무사 시험의 출제 경향차이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호적법은 서법무사의 기본강의와 문제 풀이 강의를 들었다. 그런데 실제 시험은 어려웠다. 
비송법은 법학원 기본 강의와 문제풀이 강의를 들었다. 요약노트는 30페이지 정도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비송법이 계륵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등한히 할 수도 없고 많이 하기는 시간이 부족하고 외울 것도 많고 적당히 해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는 것 같다. 
등기법은 유석주 법무사의 문제집을 읽었고 강의는 작년에 들었기에 유영경법무사의 문제풀이 강의를 들었다. 작년에 만든 요약 노트를 보완해서 50페에지 정도가 되었다. 
공탁법은 김경태 법무사님의 기본서와 문제풀이 강의를 들었고 문제집은 한권 더 보았다. 공탁법이 재미있고 잡다하지 않으면서 짝짝 갈라지는 맛이 있으나 실제 시험장 체감은 유쾌하지는 않았다. 요약노트는 16페이지 밖에 안되었다. 
9회 1차는 85점 커트라인에 89점을 맞아 일찍부터 2차 시험에 몰두 할 수는 있었다. 
다.9회 2차  
그 때는 동차반이 없었던 것 같다. 
법학원에서 민법은 유정 케이스 강의를 들었고, 민소 형소는 사시 법학원의 테이프를 한번 들었는데 들을 땐 안 것 같았으나 답안은 쓸 수 없었다. 민사서류는 이남철 법무사, 등기신청서는 다른 법무사의 테이프를 듣고 응시 했다. 
결과는 민법 50여점 형소 형법 30여점 민소는 11점 등기법은 기억나지 않는다. 
 
라.10회 2차 
소송법 기본 강의를 법학원에서 들었고 연말 까지 3개월을 쏟아 부었는대도 도시 정리가 되지 않았다. 다른 과목도 양은 많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쉽게 파악 할 수 없었다. 
암기는 되지 않고 답답했다. 좋은 방법이 없을 까 하고 인터넷 고시북을 뒤지다가 김문갑의 요약정리 민법 민소 형소 형법 책과 테이프를 구입해서 반복해서 들었다. 교재도 얇고 테이프도 과목당 12-15개로 적당 했다. 민법은 단문집을 구입해서 읽었다. 나아가 등기법은 법학원 강의와 프린트를 암기 했고 서류는 주말 법학원 풀이와 강의를 들었다. 형법은 송헌철의 교수사례 문제집과 강의테이프를 들었다. 책도 재미있고 강의도 재미있었다. 과목별로 요약물을 만들었는데 100여페이지가 넘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두문자로 거점을 확보하지 않으면 암기가 안 되어서 두문자도 요약노트에 적어 넣었다. 민사서류는 시험에 즈음해서 집중해서 연습했는데 문제 내용이 민법 케이스 문제 보다 어려웠다. 한 문제 쓰는데 50분이 넘어 걸렸고 더운 여름에 용쓰느라 대상포진 까지 걸렸다. 병원에 가니 푹쉬고 잘 먹어야 되는 병이란다. 
실제 시험에서 민법은 그런 대로 썼는데 민소는 합의관할은 예상 문제였으나 임의적 당사자 변경은 뜻밖이었다. 실력도 없고 당황해서 천안까지만 가라는 걸 대전까지 내달았다. 
가능여부 성질을 쓰고 피고 경정등 3개만 써야 할 것을 당사자 승계와 독당 참가까지 쓰고 말았다. 시험보고 영 뒷맛이 좋지 않았다. 미련없이 돌아서서 다시 1차 준비를 다시 해야 했는데 민소에서 과락을 면하면 행여나 하는 요행심에 2차 발표까지 허송하고 말았다.  
결과는 민법 51점 형법 형소는 55점(형법 33점) 민소는 과락은 면했고 등기법은 44점 정도 나왔다. 함격점까지는 총점으로 27점 모자랐다.  
 
마.11회 1차 실패 
마음을 다잡고 다시 공부하려고 했는데 학원에서 같이 공부 했던 분이 2까지 합격 했는데 간암에 걸려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시 공부하려니까 까마득해서 우울해있는데 나쁜 소식까지 들어 건강에 대한 염려도 되었다.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 토정비결을 보았는데 합격은 불문가지란다. 그래서 사랑하는 뽀삐(애완견)와 한강변 산책을 일과로 하는 것을 계속하고(테이프는 들으면서) 모임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스트레스를 풀면서 공부 했다. 
결과는 1차 불합격 1문제 차이로 떨어 졌다. 실력이 모자라니까 시간도 모자라 공탁법 마지막 문제 4문제를 그냥 대충 찍었는데 다 틀렸다. 
 
바.12회 1차 또 실패 
마음은 바쁜데 1차마저 실패하니 답답했다. 그래도 1문제 차이로 떨어졌으니까 유리한 지위에 있으니까 이번엔 1,2차를 동시에 합격할 요량으로 12월까지는 1차에 새로 추가된 민집법 조문을 읽으면서 2차 공부를 했다. 이제까지 집에서 쭉 공부를 했는데 집사람에게 한소리 들었다. 공부를 할려면 도서관에 나가라고--, 대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함께 2006년 1월부터 남산 도서관에 나가기 시작했다. 도서관에 나가니까 집중해서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도서관에 나가서 공부했으니 이번엔 1차는 꼭 합격할 줄 알았다. 그런데 또 낙방 또 한 문제 차이 문제지에 표시한 것을 답안지에 옮기면서 고친게 틀렸다.  
실패요인을 분석해보니 기본적으로 공부양이 적었고 아무래도 막판 스퍼트할 체력이 나이들어 부족하고 시험장에서의 집중력도 체력이 약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사. 13회 1,2차 동시 합격 
1차에 두 번 떨어지고 나니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누구에게 하소연 할 수도 없고 식구들에게도 면목이 없었다. 남산 도서관 PC로 불합격을 훔쳐 본뒤 도서관에서 하는 영화 한편을 보고 다음날부터 점심시간에 남산을 오르기 시작 했다. 체력 보강과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다. 그리고 2차 책은 덮었다. 
그러나 민법 단문집은 복습겸 한번 읽었고 등기법 단문집도 1,2차를 겸할 수 있으니 2번은 읽었다. 2006년 12월 까지는 적어둔 오답 노트만 읽었다. 짜증이 나고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지만 참고 읽었다. 객관식 문제집을 읽을 때 봉착하는 수많은 깔딱고개(?)를 평지화 시키기 위해서다. 어떤 내용은 실제문제와 어떻게 연결되는 지도 모르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읽고 암기했다. 그리고 헌법 상법 비송법 민집법 공탁법 문제풀이 테이프를 사서 들었다. 등기법은 최종정리 요약 테이프를 시험 즈음 5번 들었다. 테이프는 주로 도서관을 오가는 버스 안에서 들었고 부득이한 경조사나 모임에 갈 때도 버스 안에서 들었다. 문제집이 나오자 문제집에만 매달렸다. 평지화 작업을 해서인지 읽기 편했다. 그래도 나타나는 깔딱 고개는 표시를 해두고 다시 보았다. 막바지에는 표시한 부분을 정독하되 표시안한 부분은 문제 읽고 정답을 보는 것으로 대신했다. 
민법은 1,2차를 겸할 요량으로 유정의 조문 판례연습을 한번 읽고 테이프와 함께 다시 정독하고 그 후 표시해둔 부분만 다시 읽었다. 시험이 닥치니까 불안해서 객관식 문제집을 위와 같은 요령으로 다시 보았다.  
1차 시험 후 83점이 예상되어 2차에 몰두 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요약집을 읽는 것은 시험을 장기화 시킨다는 선배님의 수험기를 읽은바 있고 반기문 총장이 공부는 미련하게 하라고는 것을 명심해서 민소는 기본서와 박승수변호사의 테이프와 워크북을 두 번 청독했고 단문집도 1회독 했다. 형소는 기본서와 신이철 교수의 테이프와 부교재를 한번 읽었고 등기법은 2회독 했고 서류 강의를 들었다. 민법은 단문집을 1회독하고 판례가 있는 부분을 접어 두고 시험전 다시 보았다. 2차 시험시 내년에 2차만 다시 볼 수 있다는 여유감에서인지 첫 시간만 다소 긴장되지 웬일인지 불안하지는 않았다. 
민법은 1문에서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의 확정적 효력까지 논점을 빠트리지 않고 판례를 중심으로 적었고, 형법은 투박하지만 공범과 신분의 판례와 학설을 형소는 간이절차는 제목을 외우기 쉬워 제목에 맞춰 조문을 나열했는데 판결 전절차로 불복할 수 없는 걸 볼복 가능으로 감점 요인을 자초했고 케이스 문제는 판례를 몰라 핀트를 빗나갔다. 민소는 
1문은 판례로 일관해서 지뢰밭을 피해 갔다. 단문은 다소 미흡하게 적었다. 등기법은 주관적으로 너무 예상외 문제 였기에 써야 할 것을 다 쓰지 못하고 관련 사항을 장황하게 적은 것 같다. 결과는 민법 66.5, 2과목은 42(형소19.5), 민소65(서류18.5), 등기법40.5(서류20) 평균53.5로 턱걸이 했다. 등기법이 안 좋은 건 책을 바꾼게 원인인 듯 --- 아무 책이나 선택했으면 끝까지 밀고나가도 합격에는 전연 지장 없는 듯 싶습니다. 시험 후 다시 도서관에 정상적으로 나갔다. 
드디어 발표 날 도서관에 갔다 온 후 인터넷에 들어가 합격자 명단을 확인해보니 영화 마지막 부분 등장인물 자막이 뜨듯이 내 이름이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나도 모르게 손뼉이 쳐졌다. 
 
4. 끝마치며 
합격한 걸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묵묵히 참고 기다려준 아내에게도 감사한다. 가장이 백수인 쪼들린 살림을 magic woman 처 럼 잘도 운영 했다.  
 
그리고 저 산을 단번에 넘을 요량으로 공부를 시작해서 지금 쯤 숨이 차거나 중턱에서 다시 내려오고도 싶은 유혹도 느끼는 수험생들에게도 끝까지 버티는 힘과 합격의 행운을 누리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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