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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 법무사시험 합격수기 (김동민)
1. 나의 소개.
1961년생으로 1980년 한국외대 영어과 입학 후, 4학년 때 중퇴한 것이 최종학력인 나는 1998년부터 경남 마산에서 법무사사무소 사무원으로 일하다 2006.12.17 법무사시험에 응시하기로 결심, 2007.1.10 다니던 사무실을 그만두고 수험생의 길을 걷게 되었다.
2. 수험생활에 대한 각오
47세에 수험공부를 시작하면서 제일 고민스러웠던 것은 가장으로서의 경제문제 해결과 공부할 수 있는 체력유지였다. 체력문제에 있어서는 이미 건강상의 이유로 담배를 끊은 후였으므로 좋아하는 술을 합격할 때까지 마시지 않는 것으로 하였다. 재정문제는 확실한 답이 없으므로 결론은 하루빨리 합격하는 길 뿐이었다. 그래서 공부목표를 수석합격으로 정하였다.
인생이란 항상 노력한 대로 거두어지는 것만은 아니기에 시험의 합격여부를 내가 결정할 수는 없다. 다만 내가 노력한 만큼 객관적으로 합격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명백하다. 수석합격을 할 수 있는 실력을 기른다면 적어도 합격확률이 90%에는 이를 수 있을 것이고, 나머지 10%는 운명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수험기간 내내 나는 “진인사대천명”의 자세와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함이라는 배수진의 각오를 한시도 잃지 않으려고 하였다.
3. 1차 시험 준비과정
시험에 대한 사전지식이나 준비가 없었기에 아내의 도움으로 인터넷검색을 통해 서울의 수험정보를 수집하였고, 그 때 제일 도움이 된 것은 합격수기였다. 핸드폰은 아들에게 주어 급한 전화가 아니면 가급적 받지 않았고, 시행착오를 줄이고 매일 매일의 공부를 점검하기위해 1차 시험 때까지 일기를 썼다.
처음에는 도서관에서 공부할까 하였으나 내 마음의 각오만 확실하다면 식사, 이동 등 오히려 낭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여 집에서 공부하기로 하였다. 전업주부 아내와 95년생, 97년생 두 아들과 함께 경남마산의 23평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그 중 작은 아이 방을 공부방으로 쓰고 작은 아이는 엄마와 함께 생활하는 것으로 하였다. 다행히 몇 년 전 아내가 집에 TV를 없앴다.
시험 응시 결심 후 하루도 놀 수가 없었기에 사무실을 그만 둘 때까지 약 3주간에 걸쳐 도서관에서 김준호 민법책을 빌려 저녁에 혼자서 힘들게 미리 예습으로 1회독을 하였다.
1차 공부 방법은 학원1차기본이론 종합반강의를 동영상으로 듣고, 정독으로 복습하는 방식이었다.
2007.1.14부터 2007.3.18까지 1차 8과목에 대하여 1회독을 완료하였는데, 하루 평균 10시간(대략 동영상강의 7시간, 복습 3시간 비율)씩 공부하였고, 복습시간이 길어지는 경우에는 하루 10시간을 넘어 공부하는 날이 다반사였다.
처음 두 달 정도는 체력이 달려 낮에 약 1시간 가까이 낮잠을 자기도 했지만, 하루 10시간 이하로 공부한 적은 없었고, 일요일이나 명절이라 해서 특별히 쉬어 본 적도 없다.
2007.5.6까지 동영상강의 배속을 1.2배로 하여 복습시간을 좀 더 늘이는 방법으로 기본서를 2회독하였고, 2007.5.31까지 기본서 정독만으로 3회독을 완료하였다.
2007.6.1부터 하루 12시간으로 공부시간을 늘려 객관식문제집을 풀었고, 이어서 각종 기출문제를 정리하고, 서울의 3개 법무사학원의 모의고사 6회분을 구입하여 집에서 6차례에 걸쳐 실전 연습하였다.
4. 1차 시험
모의고사 실전연습을 통하여 정해진 시간 내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약간의 수전증이 있는 관계로 마킹시간이 많이 걸려 6회의 모의고사연습이 전부 시간초과 되었다. 시험을 코앞에 두고 무척 당황하게 되어 고심 끝에 실전에서는 5지문 모두 읽는 것을 포기하고, 답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나오면 그 이하 지문을 읽지 않고 다음문제로 넘어가기로 하였다. 약간의 점수하락이 불가피하더라도 시간에 쫓기어 더 큰 손해를 보아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었다.
1차 시험은 무사히 치렀고, 다행히 마킹 실수도 하지 않았다
대략 시험 종료시간 기준으로 5분 정도씩의 여유가 있었다.
시험점수는 82.5점이 나왔다.
법무사 사무실 8년의 경험이 1차 수험기간 단축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5. 2차 공부(동차기간)
술 끊은 지 7개월 만에 친구들과 소주를 한잔하고 다시 7/4부터 2차 준비에 들어갔다.
2차공부도 집에서 학원의 기득권 1순환종합반 동영상 강의를 듣고 매일 복습하는 형식으로 하였다.
8/27에 1회독을 끝냈고, 2회독은 혼자서 기본서를 정독하는 방식으로 9/26에 마칠 수 있었다.
9/27부터 과목별로 간략히 정리를 한 후에 상경하여 동차시험을 치렀다.
결과는 낙방이었다.
평균 41점을 받았고, 1,2과목은 과락이었다.
6. 2차 공부(재시기간)
10/7 서울에서 2차시험을 치룬 뒤 곧바로 낙향해서 집에서 공부를 다시 시작하였다.
물심양면으로 나를 도와주는 친구들과 몇 차례 술자리를 가졌으나, 자꾸 술을 먹으면 생활의 리듬이 깨질 것 같아 12월부터 다시 금주하였다.
10월 11월에는 하루 8시간 정도 공부하다가 12월부터는 다시 하루 10시간씩 공부하였다. 동영상 수강 없이 기본서를 혼자서 정독하여 12/.4까지 3회독(동차 포함)하였고, 3회독할 때 정리한 노트를 중심으로 12/23까지 4회독하였다.
12/24부터 재시예비순환 동영상수강과 함께 복습하는 형식으로 2008.2.16까지 5회독을 완료하였다.
이후부터는 사례집을 풀거나, 단문집을 다시 주제별로 노트에 정리하는 방식으로 순환을 계속하여 7/6까지 10회독하였다.
이어 실전연습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상경하여 고시원에서 기거하면서 학원 3순환 모의고사반을 수강하였다. 모든 모의고사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응시하여 그동안 혼자서 공부한 것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 검증, 수정하면서 마지막 정리 작업을 했다.
7/6부터 서울에서의 생활은 약 하루 12시간 씩 공부 하였는데, 아침5시~6시 사이에 기상하여 청룡산 등반을 마치고(약 1시간 정도소요) 아침식사를 한 후 7시부터 밤10시까지 학원자습실에서 공부한 뒤 고시원에서 잠을 자는 방식으로 하였다.
7. 시험 직전의 상황
나는 공부를 시작한 이후 눈이오나 비가 오나 하루도 운동을 거른 적이 없다. 그 덕분에 나이에 비해 체력도 괜찮았고 시험 준비기간 내내 한 번도 아파본적은 없다. 그러나 시험이 다가오자 긴장감으로 인하여 집중력이 떨어지고 시험 일주일 전 부터는 마지막 정리 작업이 잘 되지 않았다.
1차 시험 때처럼 첫날 시험 전날엔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평상심을 잃지 않으려고 비록 잠은 못 잤지만 새벽에 등산을 갖다 와서 김밥 한 줄을 먹고 시험장으로 향했다.
8. 재시
첫째과목 민법에서 제일 많이 떨렸다. 냉정해지려고 눈을 감고 이를 악 물며 시험지가 내 앞에 오기를 기다렸다. 1차 시험 때와 마찬가지로 수전증에 긴장감이 더해져 네모 칸 안에 성명과 서약내용을 적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민법1문의 문제요지를 파악하는데 약 2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둘째과목부터는 조금씩 마음이 안정되기 시작하였고, 첫날 시험의(답안 내용은 별도로 하고) 시간이 모자라지는 않았다.
둘째 날, 셋째과목 민사소송법은 예상 밖의 문제들이 작은 배점으로 세분화되어 나오면서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더욱이 신청서류와 민사소송법 답안지를 바꾸어 써서 그것을 정정하는 시험 감독관의 도장을 찍느라 시간배분에 실패하여 신청서류 30점 문제는 신청취지까지밖에 작성하지 못하였다. 뒤에 생각해보니 어차피 시간이 부족하다면 난해한 10점 문제를 푸는 것 보다 배점이 높은 30점 신청서류를 먼저 작성하는 것이 현명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로 인한 반대급부로 넷째과목은 등기신청서류를 먼저 작성하였다. 신청서류작성은 약 1시간10분정도가 소요되었고, 나머지 50분에 50점, 20점 문제를 모두 풀어야했다. 70점짜리 부동산등기법 모두가 나에게는 불의타로 가장 고전한 과목이었다.
9. 재시의 결과와 사후 검토
(1) 시험 결과
① 민법 53.5점
전체 100점 기준에 내가 쓴 답안지 양이 8페이지 정도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양에 비해서 점수가 작지 않다고 생각된다. 거의 단답형으로 작성하였다. 예컨대 25점짜리 사해성 요건과 관련하여 사해행위의 개념, 채권자의 채권에 있어서 담보권 있는 채권, 사해행위 기준시점, 채무자의 유일한 재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대물변제로 제공하는 행위의 사해성 여부를 각각 2~3줄 정도로 줄 처리하고 사안의 결론을 정리하였다.
② 형법 28점
생각보다 점수가 잘나오지 않았다. 개인의견으로는 배점 포인트가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사무처리자에 대한 정확한 요건분설에 있지 않았나 생각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답안내용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답안지작성 양은 6페이지 정도다.
목차는
1. 계약명의신탁에 있어서 사법상 법률관계
2. 을에 대한 배임죄 성부
3. 정에 대한 사기죄 성부
4. 병에 대한 배임죄 성부
5. 부동산실명법 위반죄 성부
6. 결론
③ 형사소송법 44점
정말 굉장히 놀랐다. 기껏해야 30점을 넘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분량은 6페이지 정도다.
목차는
1. 개정법의 태도(312조 1항과 4항의 관계)
2. 312조 3항 우선적용설(312조 3항과 4항과의 관계)
3. 검사작성 피신조서의 증거능력 요건분설 및 사안의 경우
4. 사경작성 피신조서의 증거능력 요건분설 및 사안의 경우
5. 보론(조사자 증언제도의 도입과 312조 3항)
④민사소송법 56.5점, 민사신청서류 11점
민사소송법 (문1),(2)는 법전을 찾아 법 제142조를 적시하였고 (4)의 경우에도 법 제268조뿐 아니라 규칙 제42조도 언급하였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50점 문제는 4페이지 정도, 20점 청구인락 단문은 3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작성하였다.
⑤ 부동산등기법 26.5점, 등기신청서류 22.25점
등기신청 첨부서류에서 피상속인뿐만 아니라 상속인별 가족관계증명서를 첨부하도록 하였는데 이것이 약간 가점요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판결 등 집행권원에 의한 등기신청이 나에게는 불의타였는데, 등기법단문의 경우 어느 정도 준비하지 않으면 실제 시험장에서 정말 잘 생각나지 않는 것 같다. 그나마 20점짜리 문제를 나름대로 체계를 잡아 조금이라도 쓴 것이 과락을 면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50점 단문은 4페이지 정도, 20점 단문은 3페이지 정도 분량으로 작성하였다.
⑥전 과목 평균점수 60.43점
(2) 사후검토
① 법무사 2차 시험 사례문제는 사실관계가 매우 복잡한 것이 특징이므로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14회 민법 1문, 민사신청서류작성, 등기신청서류가 대표적인 경우다.
답안작성 시 단문식 장황한 논리전개는 시간부족을 가져오고 배점에도 결코 유리하지 않아 보인다. 정확한 결론과 그에 대한 조문, 판례를 통한 확실한 근거제시가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특히 민사소송법1문은 아예 출제자가 그렇게 답안을 작성할 것을 분명히 요구하고 있다.
② 3,4과목에 있어서 시간배분의 중요성이다.
민사소송법의 경우, 올해처럼 50점 문제가 세분화된 사례문제로 나온다면 일정정도의 시간부족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신청서류의 사실관계가 점점 더 복잡해지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평소에 시간을 줄이려는 연습과 함께 실전에서 각 문제와 배점에 따른 시간관리 요령도 필요하다고 본다.
10. 수험생활에 대한 평가
(1) 좋았던 점
① 1년9개월의 수험생활 동안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1시간 이상씩 등산으로 건강을 지켰던 점이다. 이는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안정감을 가져다주어 시험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② 2차 시험 초기에 기본서중심의 정독을 수차례 하면서 나름대로 주제별, 조문별로 스스로 노트로 정리하였던 것이 이해도를 높이고 체계를 잡는데 도움이 되었다. 참고로 2차와 관련하여 두꺼운 A4대학노트로 과목별 정리한 것이 30권 가까이 되었다.
③ 2008년 3월부터 사례문제를 본격적으로 풀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특히 혼자서 공부하는 사람은 스스로 문제를 풀어보지 않으면, 자기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볼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 참고로 나는 학원에서 파는 법무사 2차 답안지를 구입하여 20권정도 답안작성연습을 하였다.
④ 단순암기를 지양하고 회독수를 늘리는 반복학습으로 공부한 것이 고령자에게 적합한 학습방법이 되었다.
(2) 아쉬운 점
① 시험 마지막 정리기간에 기본서를 중심으로 단권화하지 못한 점이다.
2차 시험 공부양은 상당히 많기 때문에 단문과 사례를 따로 따로 준비할 시간이 되지 않았다. 시험출제경향이 사례를 중심으로 하여 단문을 가미하는 추세라면 권위 있는 기본서를 선택하여 단권화하는 것이 적합한 것 같다. 기본서를 정독하면서 노트정리까지 해놓고도 시험 막바지에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단문집을 중심으로 정리하다 보니, 기본서 노트에는 판결 등 집행 권원에 관한 등기신청예규를 정리해 놓고서도 마지막 정리를 하지 못하여 결국 불의타 아닌 불의타를 맞게 되었다.
② 마지막 정리 시 강약조절에 실패한 점이다.
단문집 중심으로 마지막정리를 하게 되면 주요주제별로 완벽히 암기하려는 경향이 생기게 된다. 단문 하나를 100% 가까이 암기하려면 과목당 30개를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주제를 막판에 버리고 가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나 역시 막판에 그런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으로는 잘못된 방법이었던 것 같다.
시험은 보통 누구나 예상하고 있는 전형적인 형태의 서술을 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좀 덜 취급하거나 소홀히 하는 부분에서 나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떤 주제에 대하여 확실한 이해가 갖추어져 있는 경우에는 100% 외우지 않고도 좋은 답안을 구성할 수 있고, 합격하는데 지장 없는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고 본다.
100% 암기해서 외울 수 있는 단문의 수는 매우 한정되어 있다. 그에 반해 내용을 이해하고 60% 정도만 암기(주요목차가 생각나는 정도)하면 보다 많은 주제 및 쟁점에 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1. 맺음말
부족하지만 이 글을 쓰는 목적은 단 한가지이다.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자 하는 수험생에게 나의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점이다. 특히 열심히 하고도 14회 시험에 아깝게 낙방하신 동료수험생들에게는 어렵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 격려해준 아내와 마음으로 빌어주신 어머니와 법무사를 하시다 몇 해 전 돌아가신 아버지, 수험기간 내내 나로 인해 제대로 집에서 떠들지도 못한 두 아들과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친구들에게 감사하며 앞으로도 항상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을 내 자신에게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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