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홍주 강사입니다.

쉽지 않은 깊은 의미를 가진 질문입니다.

단체소송이라는 말은 본래 나오게 된 배경이 단체가 자신을 위하여 제기하는 소송이 아닌 소속 회원들을 위하여 제기하는 소송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겉보기에 단체가 자신을 위하여 제기하는 소송이나 소속 회원들을 위하여 제기하는 소송이나 원고의 이름에는 단체가 사용되어 소송이 동일해 보입니다.

그래서 소송을 나누기를 본래 나오게 된 배경을 그대로 반영하는 소송인 소속 회원들을 위하여 제기하는 소송을 진정단체소송이라 부르고, 단체가 자신을 위하여 제기하는 소송을 부진정단체소송이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나누는 이유는 부진정단체소송은 단체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제기하는 소송이므로 단체가 그 자체로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라고 인정되면 당연히 취소소송의 원고적격이 인정되어 부진정단체소송이 됩니다.

문제는 단체가 소속 회원들을 위하여 제기하는 소송이 가능하냐입니다. 판례는 부정합니다.

문제는 어느 경우에 진정단체소송인지 부진정단체소송인지 알 수 있느냐입니다. 교재에 쓰여진 대로만 보면 누구나 이해가 가능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것은 법철학에서 유래합니다. 바로 바울이 말한 ‘너희는 세상에 대하여 죽었고, 세상은 너희에 대하여 죽었다’라는 사상에서 유래합니다. 죽었다라는 말은 세상 법이 적용이 안된다라는 의미입니다. 자기가 속해 있는 법영역에서만 그 법이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단체로 가지고 들어오면, 단체는 일단 사람이 되어야 법률상 이익을 가진 ‘자’가 됩니다. 그래서 자신을 ‘자’로 만들어준 법률에 의하여 법률상 이익을 가지게 됩니다. 달리 말하면 단체를 ‘자’로 만들어 뭔가를 보호해 주는 법률이 그 보호를 거두어들인다면 거기서 비로소 법률상 이익의 침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질문을 보겠습니다. 의사협회라는 단체는 본래 ‘자’가 아닙니다. 그냥 사람들이 모인 ‘집합체’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의료법이 그 집합체를 ‘법인’으로 만드는 특별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법인’인 의사협회는 의료법에 의하여 법률상 이익을 가지게 되고, 의료법상의 어떤 조치가 자신을 보호해 주는 뭔가를 거두어들일 때 법률상 이익의 침해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 조치가 처분이라면 처분취소소송의 원고적격을 가지게 됩니다. 여기서는 의료법이 아닌 국민건강보호법입니다. 국민건강보호법은 의사협회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법입니다. 아무런 관계가 없으므로 침해되는 법률상 이익도 없습니다. 다만 소속 회원인 의사들은 ‘의료수가’ 문제와 관련하여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소속 회원들인 의사들을 대신해서 의사협회가 의료수가와 관계된 약제상한가고시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느냐에 관한 질문이 있게 됩니다. 이것은 진정취소소송이므로 행정소송법 제45조에 특별규정을 두지 않는 한 부정한다는 것이 판례입니다. 만약 국민건강보호법에 의사협회는 소속 회원들을 위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으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첫째, 특별법이 있지 않다는 내용과 연결되는 것이 맞습니다.

둘째, 의료법이 아니라 그 처분을 행하는 법률인 국민건강보호법에 특별규정이 있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