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희’일’비’ 하면서 버티세요, 완주하면 승리합니다. ”
백민우
2022년 법원사무직 합격
[수험기간 : 1년 11개월]
합격수기를 쓰기에 앞서
우선, 이 글을 쓸 기회를 받았다는 것이 저에게는 굉장히 감사한 일이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이번 시험이 마지막 준비가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수험생활을 버텨왔습니다. 시험 당일 긴장이 되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만 같아 반쯤 체념한 상태로 필기 합격 발표를 기다렸었는데, 다행스럽게도 필기시험에 합격하게 되어, 면접을 정말 열심히 준비하였고, 최종 결과도 좋았습니다. 필기시험을 준비하면서 생각만큼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때나 심신이 힘들 때마다 선배님들이 쓰신 합격수기를 보며 마음을 다잡곤 했었기에, 간절한 소망으로 법원가족이 되기를 바라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는 글을 써 보고자 합니다.
제 글 말고도 다른 분들의 합격수기도 읽어보실 것이라 생각하고 조금은 편안하고 진솔한 태도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합격의 정도(正道)는 없습니다. 물론 그러시지 않겠지만, 개인마다 스타일이 모두 다르므로 한 분의 공부방법이나 맴도는 소문만을 맹목적으로 따라하거나, 휘둘리지 마시고 여러 글들을 참고하셔서 본인만의 공부 방법을 만들어 나가시기 바랍니다. 추가로, 50기는 시험일정의 변경으로 인하여 전례없는 1년 3개월이라는 다소 긴 수험기간을 가졌습니다. 이 점 역시 참고하시어 계획을 수립하셔야 하겠습니다.
2.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며 재미있게 보냈던 학창 시절에 비해서 대학교 신입생 시절은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습니다. 성적에 맞추어 들어간 학과의 수업은 저와 잘 맞지 않다고 생각되었고, 고등학교부터 대학 교양 수업으로 법학에 흥미가 있었던 저는 군 복무 후 법학과로 전과하였습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전과를 선택한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느꼈습니다. 전공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자연스럽게 전공을 살리는 방향으로 진로를 정함으로 이어졌습니다. 평소 공직자에 적합한 성격이라 생각하고 있던 저는 망설임 없이 법원직 공무원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3. 수험생활
1) 2020년 7월~2021년 2월
저는 본래부터 2022년 2월에 예정되어 있던 50기 시험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다만, 반 년 빨리 수험을 시작하여 반 년 동안 개념에 대한 이해와, 수험생활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터득하고자 하여 2020년 7월부터 수험생활을 시작하였고, 2021년 2월에 실시했던 49기 시험에 응시하였습니다. 애초에 합격은 시기상조라 생각하였으나, 그렇다고 해서 설렁설렁 공부하면서 반년을 보낸다면 일찍 시작한 의미가 퇴색된다고 느껴져 49기 합격을 목표로 삼고 공부하시던 분들을 어깨너머로 보며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중간중간 코로나로 인해 몇 달씩 휴원을 하여 다소 풀어지기도 하였으나, 마지막 두 달간은 채움관리반에 입실하여 간절하게 공부하시는 분들 사이에서 공부하며 50기 시험에서의 필승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결과 예상했던 점수보다 나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고, 이는 50기 합격에 대한 자신감을 가진 상태에서 수험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2021년 4월~2022년 6월
(1) 2021년 3월
시험이 끝나고 3월 한 달 동안은 공부를 따로 하지 않고 그냥 쉬었습니다. 이는 반 년 동안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 차원이기도 하고, 시험이 갑자기 7월 중(추후에 6월 25일로 확정되었습니다)에 실시되는 것으로 변경되면서, 길어진 수험기간을 버티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여행도 다니고 친구들도 만나는 등 앞으로의 수험기간 동안 자제해야 할 모임이나 여행 등을 실컷 하였습니다. 4월 1일 개강에 맞추어 채움관리반에 등록하여 타협 없는 1년을 위한 준비를 하였습니다.
(2) 4~6월 심화이론반
저번 시험을 길게 준비하지는 않았지만, 재시생 분들과 같은 공간에서 공부하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것이 기본반부터 시작하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 하에 심화이론반에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았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이론반 수업은 아무래도 초시생 분들의 기초를 다지기 위한 목적으로 구성되다 보니 이미 아는 내용을 많이 설명해주시거나, 쉽고 길게 풀어 설명해주시기도 하니까요. 다만 심화이론반 수강 중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기본이론반 강의를 참고하거나, 선생님들께 질문을 드려 해결하였습니다.
초시때 정말 간발의 차로 불합격하신 분들이더라도 너무 장기간 휴식하지 마시고, 바로 이어지는 커리큘럼에 합류하셔서 공부하셔야 기존에 수험생활을 했었다는 이점이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너무 오래 쉬면 많은 내용이 휘발되어 기초부터 다시 다지게 되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많이 지쳐 계시겠지만, 마지막 시험이라고 생각하고 꾹 참으시면 분명 시험이 끝나고 되돌아 보았을 때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판단하실 것이라 자부합니다.
3) 7월 교양과목 특강
7월 교양과목 특강은 수험기간이 늘어난 이번 50기 시험에 한해 적용된 특수한 커리큘럼이었습니다. 각 과목별로 선생님들께서 추가로 짚어주셨으면 하는 점들을 보강하여 주셨습니다. 이번 51기 커리큘럼에서는 정규과정으로 편성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일요일날 진행되는 등 별도로 제공된다면 한 번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4) 8월~10월 법률과목 집중특강
이 과정 역시 수험기간이 늘어난 이번 50기 시험에 한해 기존에는 별도의 특강으로 진행되던 것과 달리 정규과정으로 편성되었습니다. 기존 일부 과목에 한해 적용되던 특강이 아닌 법과목 전체에 대한 특강으로서, 수년간의 서기보 기출지문에 대한 OX 특강이었습니다. 실제 시험에서 접하게 될 선지들 하나하나를 정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오전에는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오전에 공부했던 내용을 다시 한 번 복습하고, 본인이 취약한 부분이 어디인지를 정립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때 법과목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올라가게 됩니다. 수업때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잘 정리해 두었다가, 다음 이론강의 때 완벽하게 정리하고자 하였습니다.
5) 11월~2022년 1월 기출심화반
마지막 이론강의로서, 수험에 필요한 모든 이론을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이미 정립되어 있을 기본적인 내용은 가볍게 넘어가고, 조금 더 알아두어야 할 심화내용을 보다 더 자세하게 공부합니다. 오전만 수업이 진행되었던 이전 과정과 달리 다시 오전·오후 모두 진행됩니다. 체력적으로 부칠 수 있는 시기이지만, 그럴 때일수록 운동 등을 병행하며 체력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까지 마치면 더이상 새로운 내용의 학습보다는 기존에 배워두었던 내용들을 헷갈리지 않게 정리해 두는 마무리과정이 이어집니다.
6) 2월 모의테스트 특강
7월 중으로 예정되어 있던 시험이 6월 25일로 확정되면서 일정에 조정이 생겨 축소 진행되었습니다. 하루동안 모의고사를 실시하고, 다음날과 그 다음 날 해설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전범위에 걸쳐 진행되었기 때문에 그동안의 지식들을 점검하고 약한 부분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7) 3월~6월 마무리과정
마무리 과정은 별도의 이론요약교재를 이용해 마지막으로 이론을 컴팩트하게 정리하고, 사전모의고사를 통해 이론을 문제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전모의고사 교재를 이용하는 세션1과정과 전면 문제풀이로 구성되는 세션2과정, 최신판례나 고난도 지문을 실어 빈틈을 메워주는 전범위 모의고사와 마지막으로 최신판례 등을 짚어주는 일일특강으로 이루어진 세션3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부분 오전에만 강의가 배정되므로 오후에는 충분히 자습시간이 주어집니다. 볼 내용이 굉장히 많아 정신없겠지만, 휴식일 등을 이용해 공부계획을 충실히 짜신 후에 계획적으로 공부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세션1 과정은 이론요약서 중심으로 강의가 진행되지만 저는 복습시간에 기본서와 요약서를 모두 펴놓고 기본서에만 있는 내용 중 요약서에 옮겨 적어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내용들을 다시 써 넣으면서 한번 더 복습하였습니다. 이론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므로 최대한 많은 내용을 읽어 두셔야 합니다. 한 번이라도 본 내용은 이후 과정에서 다시 찾아보았을 때 생각이 납니다. 처음 보는 것과는 정말 느낌이 다릅니다. 그리고 사전모의고사는 정말 밀리지 말고 전부 사전에 풀어보시고 수업에 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복습 때 사전모의고사 틀린 부분을 집중적으로 복습하시면 약점 보완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세션2 과정에서는 정말 문제를 많이 풀게 됩니다. 저는 오후 자습시간을 이용해 투트랙 개념으로 다른 문제집을 추가로 풀었습니다. 법원직이 워낙 양이 많이 정해진 수업에 해당하는 진도만 듣다가는 뒷 내용을 또는 앞 내용을 잊어버리기가 좋습니다. 이 시기는 최대한 많은 양의 지문을 암기하는 시기이므로 최대한 이해 위주로 암기하시되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외우기라도 하셔야 합니다. 암기가 힘든 부분 중 꼭 알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라 판단되시면 자신만의 두문자를 따서 암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단, 두문자 각 글자에 해당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꼭 정리해두세요. 시험장에서 두문자 자체만 생각난다면 낭패입니다. 세션3과정에서 실시하는 전범위 모의고사는 고난도 및 생소한 지문 위주로 구성되므로 점수에 연연하지 마시고, 고득점을 위한 도약이라고 생각하시고 가볍에 익히시면 됩니다. 마지막 과정인 일일특강에서 강조해주시는 내용들은 정말 본 시험에 도움이 됩니다. 반드시 숙지하시고 시험장에 들어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8) 마무리 정리
10일 정도의 기간이 주어졌는데 이때에는 마무리과정에서 해맸던 부분이나 세션2 문제풀이집에서 틀렸던 내용을 한 번 더 회독하였고, 세션3 내용을 복습하였습니다. 10일만에 전범위를 전부 보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 틀린 지문 위주로만 회독하였고, 마지막 이틀 동안은 그 중에서도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내용을 한 번 더 읽어보았습니다. 이 때는 별도로 이론요약서나 기본서만을 볼 시간은 결코 없습니다. 문제 등을 통해 연결되는 이론이 바로 생각나지 않을 때 참고하는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정말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수험기간 동안 수많은 고비가 있었지만, 이 시기가 저는 가장 힘들었습니다. 정해진 강의시간 없이 온전히 제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에 체력적으로 심적으로 부담을 느꼈습니다. 이 시기를 잘 보내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것 같습니다.
4. 과목별 공부방법
전반적으로 선생님들이 제시해주는 방향으로 간다면 합격하는데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만, 맹목적으로 따라하지는 마시고, 자기만의 공부 스타일에 맞게 계획을 짜 공부하시면 됩니다. 이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선생님들과의 상담이 큰 도움이 됩니다.
1) 헌법(68)
정말이지 수험기간 내내 걱정이 없었던 과목이었는데, 실전에서 크게 낭패를 보았습니다. 시험이 어려웠음에도 꾸준히 커리큘럼대로 충실히 따라갔기에 이 점수라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헌법은 다른 법률과목과는 달리 목차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공부하기보다는 판례 하나하나마다, 통치구조는 조문 하나하나마다 충실히 암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인홍 선생님께서 쉽게 암기하는 방법을 알려주시고, 수업시간에 살을 붙여 스토리로 암기하는 방법을 알려주신 것이 암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판례의 경우 너무 위·합헌 여부만 외우시지 말고, 어떤 기본권 등이 침해되어 위헌인지 등을 같이 외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고난도 지문의 경우 그런 부분을 꺾어 오답 선지로 출제하곤 합니다.
2) 국어(96)
헌법과 더불어 기존의 예상과 가장 달리 출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시험이 올해와 같이 출제된다면 문법의 중요도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법은 기타 문학과 달리 알면 맞고, 모르면 틀리는 명확한 경우가 많습니다. 문법에서 감점되는 경우 상당히 아깝습니다. 마무리 과정에서는 법과목에서 한창 피치를 끌어올려야 하므로 국어나 영어문법은 초반에 어느정도 정립해놓고, 후반에는 문제로 점검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이나 비문학 등은 감이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문학 지문을 외우는 것을 어려워했고, 정말 익숙한 작품이 아니면 그냥 읽고 풀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나, 그만큼 법과목에 공부할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처럼 공부하시려면 국어 문제풀이를 결코 쉬어서는 안 됩니다. 감을 잃지 않도록 매일매일 조금이라도 문제를 푸시고, 매일이 어렵다면 격일로라도 문제를 푸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한국사(88)
한국사는 평이하게 출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능검 1급도 가지고 있고, 역사 다큐도 가끔 보는 저게 한국사는 살짝 만만하게 보고 수험생활을 시작했다가 크게 데이기도 한 과목입니다. 모의고사에서 낭패를 여러 번 본 후 충실하게 수업에 임했고, 문제를 많이 풀며 감을 익혔습니다. 정우교 선생님의 강의는 방대한 양의 한국사를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공부하며 양을 줄이는 데에 정말 최적입니다. 그동안 학교에서 배웠던 단순 암기 형태의 한국사 공부가 아닌, 역사적인 흐름을 파악하며 디테일을 넣는 방식으로 공부하였는데, 법원직 수험을 떠나서도 한국사 자체에 대하여 흥미를 가지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수험생활 중 한국사 전반에 대한 문의사항이나 고민이 있다면, 찾아가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4) 영어(68)
헌법과 국어에서 시간을 많이 써 시간이 부족해서 몇 문제를 더 풀지 못해 아쉬웠지만, 애초에 영어를 못하는 편이었던데다, 나머지 과목으로 영어 점수를 커버할 생각이었던지라, 원하던 점수를 얻었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아람샘께서 알려주셨던 skimming을 통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법원직 영어는 지문이 긴 편이라, 전 문장을 다 읽으면 분명히 시간이 부족합니다. 아람샘이 알려주시는 방법으로, 주제를 잡고, 글의 흐름을 읽어 답을 빠른 속도로 찾아내는 연습을 하신다면 영어 때문에 낭패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이 진행되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감을 유지하기 위하여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이라도 꼭 지문을 읽고 풀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특강도 빠지지 말고 듣는 것이 좋습니다.
5) 민법(68)
수험생들이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양도 그만큼 많은 과목입니다만 오히려 저는 가장 흥미로웠고, 모의고사 점수도 잘 나왔던 과목이었습니다. 그러나 1교시를 망쳤다고 생각하여 2교시 첫 과목이었던 민법 지문이 잘 읽히지 않았고, 시간 배분 탓에 몇 문제는 찍어버려 점수가 굉장히 안타까웠습니다.
양이 많아 다른 과목으로 민법을 커버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고득점할 수 있는 과목이기 때문에 마음속에서 버리지 마시고 끝까지 공부해 나가셔야 합니다. 몇 번의 이론강의가 잡혀 있으므로 이번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버리지 마시고 다음 순환에서 이해하면 된다는 식으로 편하게 생각하시고, 헷갈리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질문하셔서 법리를 정립하셔야 합니다. 목차에 맞게 법리를 익히시면, 암기량이 많이 줄어듭니다. 이후 정말 암기가 필요한 판례나, 숫자 등만 잘 외워 놓으시면 고득점하시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한 가지 더 제안드리고 싶은 것은 민법에 편제되어 있는 총칙, 물권, 채권, 친족, 상속 등은 별개의 법이 아니고 서로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으므로, 순서대로 공부하시되, 물권법을 공부하면서도 채권법적 요소가 나오면 복습삼아 한 번 더 떠올려보시고, 상속법을 공부하면서도 총칙적 요소가 나오면 한 번 더 떠올려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6) 민사소송법(96)
정말 어려운 과목입니다. 민사소송법은 민법을 모르고서는 절대로 먼저 이해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민법 개념이 잡히면 그간 무슨 소린지 도통 몰랐던 민사소송법적 내용도 이해되는 때가 올 것입니다. 마무리로 갈수록 오히려 양이 적을 편이라 문제 위주로 가볍게 돌렸던 과목이기도 합니다. 감히 말씀드리되, 민사소송법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과목이 될 것입니다. 이영민 선생님께서 판서를 통해 매 수업마다 체계를 잡아주시고, 이해를 동반한 암기를 시켜주십니다. 수업에 충실하시고,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질문하시길 바랍니다. 질문도 정말 잘 받아주십니다.
7) 형법(80)
법과목 중 가장 자극적(?)인 내용임과 더불어 언론 등 일상생활에서 많이 접하게 되는 내용이라 재밌게 공부하였던 과목이었습니다. 재미와는 달리 모의고사 점수가 그닥 높지는 않았는데, 민법 때문에 시간에 ？겼던 것에 비하면 나름 선방하였습니다.
박지용 선생님께서 현직 변호사답게 법리를 사례를 들어 잘 설명해주십니다. 형법은 판례가 많고, 지문으로만 봐서는 본인이 정립해 놓은 법리와 어긋난다고 생각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시간이 많은 수험 초기에는 그런 판례들의 전문을 읽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형법과 형사소송법은 특히나 문제를 정말 많이 풀어보시기를 권하는 과목입니다. 헷갈리는 지문들을 잘 정리해놓으시고, 법리를 잘 정립하시면 실전에서 모르는 판례가 나오더라도 본인이 판단하셔서 풀 수 있기도 합니다.
8) 형사소송법(76)
정말 개인마다 공부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과목입니다. 분량이 적고 가장 효자 과목이라고들 말하던 것과 달리 제게는 초시와 재시 모두 가장 버거웠던 과목이었습니다. 다른 법과목에 비해 체계적인 암기보다는 개별적인 암기가 중요한 과목입니다. 같은 절차법인 민소법에 비해 훨씬 지엽적이고 숫자를 변형해서 만드는 문제들도 많습니다. 따라서 이론강의때는 가볍게 수강하시고, 문제집을 별도로 구매하셔서 가볍게 복습 차원으로 풀어보시고, 마무리과정부터는 집중적으로 암기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초반부터 형소법을 마구 암기하시면, 후반에 가서 많이 휘발됩니다. 저는 그러지 못했지만, 마지막 회독을 성실하게, 많이 하시는 것이 형사소송법을 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5. 모의고사 (헌법 국어 한국사 영어/ 민법 민소법 형법 형소법/ 평균)
초시(2월) : 84 88 92 60 / 60 64 76 56 // 79점
7월 : 80 80 68 80 / 88 56 72 64 // 73.5점
8월 : 60 76 84 64 / 72 44 84 60 // 72.5점
9월 : 88 52 68 68 / 76 64 80 64 // 73.5점
10월 : 84 60 72 76 / 84 56 76 64 // 68점
11월 : 88 80 72 80 / 60 52 68 28 // 66점
12월 : 88 92 72 72 / 92 72 84 68 // 80점
1월 : 84 80 72 72 / 88 72 60 52 // 72.5점
3월 : 76 64 60 40 / 100 84 64 80 // 71점
4월: 80 92 84 72 / 92 84 72 88 // 83점
5월 : 84 92 76 64 / 100 76 72 80 //80.5점
6월 : 88 84 80 80 / 96 92 92 88 // 87.5점
재시 : 68 96 88 68 / 68 96 80 76 // 79.5점
모의고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부 응시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 역대 점수를 봐서 아시겠지만, 특출날 것 없는 점수임에도 낙담하지 않고, 마무리과정을 성실히 수강하신다면 마무리과정에 들어가서는 합격점수대가 나옵니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할때부터 보시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낮은 점수를 받고, 점점 올라가는 점수에 성취감을 느껴보시는 것도 작게나마 수험생활에서의 힘이 됩니다. 그렇다고 하여 점수에 너무 연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모의고사 난도는 교수님들의 의도(?)에 따라 큰 폭으로 등락이 있습니다. 모의고사를 보고 당일날 바로 채점하시고, 최소 일주일 내에 모든 복기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6.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수험생활 정말 쉽지 않습니다. 신체적으로 피곤하고 힘든 것은 둘째치고, 불안한 미래와 노력대로 잘 따라주지 않는 모의고사 점수 등 정신적으로 힘든 것이 가장 버티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그런 고민들은 모든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이며, 어떤 해결책이 있는 고민들도 아닙니다. 따라서, 그런 걱정들로 본인을 힘들게 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하나라도 더 맞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인간관계도 굉장히 축소되고 삶의 낙도 많이 없을 수험기간이겠지만,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아보세요. 날씨가 굉장히 좋다던가, 유난히 밥이 맛있다던가 하는 생각들로 본인을 잘 달래며 버티기만 해도 절반은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잘 버티기 위해서는 건강이 정말 중요합니다. 장기전인 만큼 체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마무리과정으로 갈수록 느낍니다. 시간이 많은 수험 초기에는 꼭 운동시간을 마련하시고, 마무리때도 걷기 운동이라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잠은 꼭 충분히 주무시길 바랍니다. 최소 6시간 이상은 주무셔야, 좋은 컨디션으로 깨어 있을 때 열심히 공부하실 수 있습니다. 먹는 것도 꼭 잘 챙겨드시길 바랍니다. 건강한 음식으로요!
추가로 하나 더 제안드리고 싶은 것은, 혹자는 일희일비하지 말고 버티라고 조언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반대로 실컷 일희일비하시며 수험생활을 버티시길 부탁드립니다. 모의고사 점수가 잘 나오면 실컷 기뻐하고, 잘 나오지 않으면 한껏 아쉬워하며 다시는 틀리지 않도록 복기하시면 됩니다. 단, ‘일’희‘일’비인 만큼 짧게 하시고 다시 일상 루틴으로 돌아오시면 됩니다.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땐 법원에서 근무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시거나, 어느 법원에서 근무하게 될지 전국 각지의 법원을 찾아보며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간절한 사람일수록 승리하는 것 같습니다. 이 시험 무조건 고득점이어야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합격선 문만 닫고 들어가면 된다고 편하게 마음먹으시되, 간절하게 노력하시면 완주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완주 끝에 꼭 합격이라는 열매를 취하셔서, 법원가족으로서 함께 근무하는 날이 있기를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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