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각 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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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포기하지 않은 내가 너무도 대견스럽다.

번호 : 9253 ｜ 작성자 : 권*기 ｜ 조회 : 523 ｜ 작성일 : 2023/12/04 15:58:23

나이가 40대에 접어들면서 무엇을 하며 살 것 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더 나이가 들면 직장을 다니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고, 자영업을 하기에는 경험과 자본이 부족했다.
그런 고민의 끝에서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을 떠올리게 되었다.
전문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갖춘다면 노년에도 경제활동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마음이 급해졌다.
한살이라도 덜 먹고 머리가 그나마 돌아갈때 자격증을 따놔야겠다고 생각하니 머뭇거릴 새가 없었다.
공인중개사 시험과 관련된 많은 학원들이 있었기에 어디가 좋을까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인터넷으로 박문각을 접하게 되었다
합격할 때까지 강의를 계속해서 들을 수 있었던 점이 좋았고, 합격하면 내가 낸 수강료를 환급해준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학원을 결정하고 나서는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등록을 하고 산더미같은 교재를 받고 각 교수님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내 성향에 맞는 교수님을 선택하는 등
공부에 필요한 일들을 하면서 그제서야 내가 만만치 않은 일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도대체 몇년만에 책상에 앉아 공부란 것을 하게 되는지 헤아리기 조차 쉽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도전이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야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첫해에는 동차를 도전하였다.
시험을 치루고 나서 가채점을 한 결과
2차 과목들은 무난하게 합격점을 넘었는데
1차 과목에서 한문제가 모자라게 나온 것이다.
가답안이 나오고 최종 합격자 발표가 나는 한달이라는 시간이 그야말로 지옥같았다.
혹시라도 출제오류에 해당하여 구제되지 않을까 기대도 해봤지만 그런 행운은 쉬이 오지 않았다.
최종 결과는 1차 한문제 부족으로 인해 불합격이었다.
나중에 시험지를 찬찬히 들여다보니 아는 문제를 실수해서 틀린 것이 서너문제가 넘었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지문을 꼼꼼히 읽지 않고 대충 읽어서 난이도가 낮은 문제들도 틀린 것이었다.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시험이었다.

두번째해에도 동차를 도전하였다.
그 결과 1차는 합격
2차 과목에서 다른 과목은 다 점수가 높았는데 공법에서 37.5점으로 과락이 나왔다.
다시한번 큰 충격에 휩싸였다.
첫해 시험에서 공법을 65점을 맞았고, 민법보다는 공법이 공부하기 더 낫다고 생각했었는데
과락이 나올줄은 몰랐다.
다시한번 공법의 잔인함을 실감한 시험이었다.
또 한달간은 넋을 놓고 있었다.
이번에 또 떨어지면 그만해야겠다 생각했는데 1차 시험을 붙고 나니 어쩔 수 없이 한해를
더 해야되는 상황에 놓였다.
공부를 하면서 첫해에 붙기는 쉽지 않겠지만 2년 정도면 합격할 수 있겠지 생각했는데 삼수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아득해졌다.
그러나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6과목도 했는데 4과목으로 줄었으니 수월하지 않겠나 싶었다.
그렇게 해서 3번의 도전끝에 결국 합격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직장을 다니면서 하루에 4시간 정도를 투자해서 공부를 했다.
박문각의 커리큘럼을 따라가기 위해 고군분투 했지만
책상에 앉아 졸기에 바빴고,
첫해에 6월을 넘어설때까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잘 되질않아 멘붕에 빠지기도 했다.
늘 시간이 부족했다.
사회생활을 하는 생활인이라 주변의 모든 것들과 담쌓고 공부에만 전념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속에서
시험이 다가올수록 외워야할 것들은 자꾸 불어났고 그에 비례하여 시간은 늘 부족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나를 힘들게 하는건 지겨움이었다.
오늘은 진짜 공부하기 싫다.
아! 지겨워~
시험일이 다가오면 시간이 부족해 한달만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도
결과가 어찌되었든간에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또한 간절했다.
그만큼 지겨웠다.
그래서 이 시험은 무엇보다도 끈기가 중요한것 같다.
꾸벅꾸벅 졸더라도 매일 같은 시간에 책상에 앉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한이 있더라도
루틴을 지켜내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렇게 지겨운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귀도 트이고 몇번을 들어도 잘 모르겠던 강의가 어느날
갑자기 편하게 들리고 알아듣는 단어나 내용이 하나 둘씩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실력이 쌓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묵묵히 책상에 꾸준히 앉아있는 자가 결국 합격하게 되는 것 같다.


노력한 만큼 기쁨도 더 커지는것 같다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객관적으로 계량할 수 없지만
3년이라는 시간을 보냈기에 그 시간만큼 합격의 기쁨은 더 큰 것 같다.
공부를 하는 동안 너무도 지겹고 지치고 했지만
그래도 참으로 오랜만에 내가 무언가를 위해 애쓰고 있구나 하는 자부심이 나를
꽤나 단단하게 붙잡아 주었다.
그 자부심으로 인해 3년이라는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한동안 내게서 빠져나가 다시는 찾아올 것 같지 않았던 자부심의 묘한 매력을
나이 오십이 다되서야 다시 맛보게 되었다.
내가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얻게 된 가장 큰 결실은
합격이라는 기븐 결과보다 나도 무언가를 작정하고 도전하면
해낼 수 있는 사람이란걸 아주 오랜만에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짜릿한 경험이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원동력이 되어줄 것 같다.

한해동안 수강생들의 합격을 위해서 고군분투하신 교수님들 너무 고생많으셨습니다.
그리고 또 다가올 시험을 위해 지금도 애쓰시고 있는 많은 수험생 여러분들도
더욱 더 힘내시고 굳건하게 나아가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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