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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4회 합격자 [출산부터 두돌까지]워킹맘 합격자

번호 : 9191 ｜ 작성자 : 이*진 ｜ 조회 : 810 ｜ 작성일 : 2023/12/05 10:28:05

이 시험에 처음 관심이 가던 때는 신혼때였는데 회사다니면서 어떻게 공부를 하겠나....막막해서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나는 무려 워킹맘수험생으로써 이 합격수기를 쓴다
그때 도전했더라면 훨씬 여유롭게 공부할 수 있었을까? 후회한 적도 많았지만
오히려 극한의 조건이라 더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던것 같기도 하다.
출근전과 육퇴후를 기본 공부시간으로 잡았고, 주어진 시간이 짧다보니
이때 아니면 공부할시간이 없다!!모드였기 때문에 잡생각과 딴짓은 자동으로 차단됐고 무조건 책 펴고 강의 들었다.
출산직후 이어진 작년 육아휴직 기간때
육아말고 하고싶은걸 해보라는 심리상담선생님의 권유로 1차를 시작했는데 그때가 아기 100일잔치를 끝낸 직후, 3월이었다.
내 맘대로 되는게 하나 없는 육아에 K.O당해 맨날 울던때였는데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걸 하나 붙잡고나니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고, 강의들을때만큼은 울지않을 수 있었다.
물론 공부 자체가 재밌었다는건 아니다, 민법을 처음 마주했을때 느꼈던 당혹함이란....;;
1차시험 공부환경은 아기띠 메고 블투이어폰 꼽고 스마트폰으로 강의 듣기
아기침대에 눕혀놓고 옆에서 화면밝기'어둡게'로 몰래강의듣기, 애기깨면 배에 엎어두고 토닥토닥 다시 재우며 몰래 강의듣기,
낮잠 시간이 좀 길어진때부터는 거실로 나와 CCTV보면서 강의듣기(애 뒤척일때마다 스릴감 장난아님)
그러니, 올해 2차시험 공부환경은 그나마 나았다. "나"만 컨트롤하면 됐었다.
올해 초에 복직했기 때문에 출근전 스터디카페에서 새벽 공부, 육퇴후 거실책상에서 밤 공부할 수 있었다.
잠자는 시간을 줄인탓에 대부분의 날이 피곤+졸림+멍함 상태였는데
그러다가도 작년을 떠올리면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에 감사해야지! 책상에 앉을 수 있는게 어디냐! 정신차려라! 이 엄마야!!이러면서.
취준생일때 도전했던 여러 시험들과 취미로 땄었던 한,양,중,일 조리기능사, 조주기능사+바리스타 자격증을 통틀어서
가장 난이도 높은 시험이 아니었나 싶다. 쏟아지는 법조문, 판례, 암기코드로 꽤나 버거웠는데
중도포기없이 꾸준히 성실하게는 한 것 같다. 합격증은 나같은 사람한테 줘야지! 라는 마음이 당당하게 들었으니 말이다.
열정이 뿜어지다 못해 터지던 복직 초반에는
"내 사전에 '만약에'는 없어. 나는 10월28일에 합격해. 무조건."
이라는.. 유노윤호 같은 어록을 남발하고 다녔어서....중간에 포기하기도 쪽팔렸기때문에 ㅎㅎㅎ
암튼, 합격했고 날아갈듯이기쁘다 !!
'한다면 하고만다'를 이뤄낸 이 성취감만은 단단한 뿌리가 되어 다가올 40대를 용기내어 진취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탱해 줄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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