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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023년] 노력으로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면 시작하지 마세요
번호 : 991 ｜ 작성자 : 운영자 ｜ 조회 : 3397 ｜ 작성일 : 2023/09/22 14:24:44

[ 공직자가 되기 전, 나의 직업은? ]

대학교 언어학과에 재학 중에 있다가 교환학생으로 타국에 갔다왔습니다. 해당 국가에서 인턴쉽활동을 진행하고 싶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시기와 맞물려 꿈을 포기해야 했고, 그 와중에 공무원 시험에 눈이 이끌려 준비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저는 남들처럼 대외활동이 화려한 것도 스펙이나 커리어가 있는 사람도 아닌지라, 늦더라도 노력을 쏟는 만큼 보답받을 수 있겠다는 결심이 서서 공시생활에 입문하게 됐습니다.


[ 박문각공무원 선택 이유는? ]

작년에 멍청하게 지방직 9급 원서접수 날짜를 놓쳐서 부모님께 시원하게 등짝스매쉬를 맞고 원래 혼자 9급을 독학하던 것에서 7급을 도전해보고, 학원도 알아보는 쪽으로 옮겨가게 됐습니다. 저는 마냥 가둬도, 마냥 풀어줘도 공부를 안 하기 때문에 저를 잡아줄 수 있는 곳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의식주를 따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기숙반을 찾기 시작했는데 타 학원에는 그런 류의 커리큘럼은 없었고 오직 박문각의 기숙연계 프로그램이 제일 적절해보여서 바로 전화상담을 드리고 학원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수험 생활 중 학원수강 또는 온라인 학습(인터넷 강의 등)의 장점 및 이유는? ]

우선 현장수강과 온라인 학습은 각자 일장일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수강은 직접 선생님들과 호흡하며 학습내용을 머리에 채워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순간의 이해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고, 온라인 강의는 그 후에 그 순간을 찰나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인 암기사항으로 바꿔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현장강의를 들었을 때 궁금한 점이 생겨서 질문을 하면 모든 선생님께서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시며 제가 헷갈리는 포인트가 어딘지 제가 어떤 식으로 사고의 흐름을 고쳐서 수험식 사고를 할 수 있을지 이정표를 제시해주셨습니다.


[ 박문각 공무원에서 가장 꼭 추천하고 싶은 교수님과 강의는? ]

저는 우선 일반행정직렬에 한해 공부범위가 가장 방대하고 불의타가 나올 개연성이 높은 과목이 행정학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에 따라 이리 저리 분산된 개념들을 모으고 유기적이고 컴팩트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저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분이 필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굳이 한 명의 선생님에게만 매달리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체계적인 이론의 흐름과 디테일은 이명훈 선생님께 배웠고, 문제풀이와 생각의 압축 방법은 최욱진 선생님께 배웠습니다. 이명훈 선생님께서는 모든 개념들을 적당한 사례를 들어 풀어서 설명해주시며, 고난이도의 개념마저도 수강생들이 만나더라도 당황하지 않도록 학습방법을 제시해주셨습니다. 다만 강의 하나하나에 진심을 다하시는 편이라 정말 물리적으로 지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커리큘럼이 끝날 때마다 머릿속의 정보량에 대해 스스로도 놀라게 될 것입니다. 최욱진 선생님과는 대부분 모의고사 수업에서 뵙게 됐습니다. 다채로운 암기법과 시험 때 제가 들고가야 할 사고흐름, 들고 가면 안 되는 생각들까지 잘 알려주셨습니다. 또한 시험 직전에 아는 개념들에 대한 미숙지나 오해가 없도록 마지막까지 ox 문제를 풀며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한 확인과 모르는 부분에 대한 숙지를 병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다음은 행정법에선 김태성 선생님의 강의를 정말 강하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교수님 자체가 워낙에 유머러스하시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길러주시는 분이기에 수업을 들으면서 대놓고는 아니지만 속으로 많이 웃었던 것 같습니다. 말이 빠른 것 같지만서도 그 안에 핵심을 다 녹여내셨기에 시험현장에서 와 그 때 말씀하셨던 부분이 이런 문장으로 구현이 된 거구나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제풀이 수업 때도 따로 챙겨주시는 판례의 적중률도 상당히 높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습니다.


[ 학습 기간 및 방법 ]

저는 21년에 잠깐 3개월 정도 하다가 교환학생을 하고 온지라 실 수험기간은 시작점은 22년이라고 생각합니다(사실 하고 싶습니다 ㅠㅠ) 우선 박문각에 들어오기 전에는 개념이 파편화된 상태로 이해 없이 기출문제만 의미 없이 회독한지라 끊어진 열차 선로처럼 문제에 대한 유기적 사고가 수반되지 않았습니다. 박문각에 오고 나서는 개념강의를 신경 써서 들으며 제가 놓치고 있던 부분이 무엇인지, 어떻게 보완해 나가야하는지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가 모든 과목의 모든 파트를 완벽히 이해하고 꿰차고 있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저도 그냥 평범한 사람일 뿐이고, 공무원 시험(최소한 9급은) 암기의 베이스가 7~80%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암기에 있어서 이해 없는 명목적 암기를 하느냐 실질적 암기를 하느냐가 공부에 있어서 유의미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에는 십분 동의합니다. 제가 공부하면서 겪어나갔던 과정들이 바로 그런 류의 것이었습니다. 가령 암기를 하되 판례 같은 경우에는 선생님들의 추가적인 설명을 곁들여서 대략적인 배경이라던지 어려운 용어가 쓰였을 경우 그 뜻을 구체적으로 배워 나가면서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을 터득했던 것 같습니다. 조금 과장되게 말해 보자면 어쩌면 이 시험은 고난이도의 낱말 퍼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기출 문제를 끌어내어 시험장에서 맞닥뜨린 실제 문제와 비교해보고 차이점을 찾아내는 식으로 말입니다. 다만 1대1 대응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분명 있기에 수험생들이 전문적인 강사의 강의를 들으며 공부를 해야하는 것이구요. 저는 7급이나 고시에 비하면 9급은 정말로 재능이 적게 필요한 시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폄하나 올려치기의 의도는 일절 없고 현재 제가 7급을 병행하고 있기에 개인적인 의견을 말한 것입니다. 9급에서의 재능은 합격과 불합격을 나누지 않습니다. 되레 합격까지에 도달하기의 시간의 폭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약하자면, 많이 읽고 많이 풀고 많이 외우시라, 공부의 왕도에는 지름길이 없고 정공법만이 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정공법의 길을 걸어갈 때 전략적으로 큰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강사분들이구요.


[ 공무원 시험 준비 시 어려웠던 점 ]

게으름입니다. 공부 누가 하고 싶습니까 솔직히? 친구도 만나고 싶고 술도 마시고 싶고 청춘을 버려가며 아무렇게나 늙고 있다는 그 생각이 가장 스스로를 힘들게 했습니다. 학원에서 만난 인연들은 깊을수록 스스로에게 해가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의도적으로라도 학원에서 친구들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현재 술을 안 마신지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서울이 연고지도 아닌 까닭에 주변에 친구들도 딱히 없어서 장점이자 단점이 됐습니다. 수험기간과 외로움은 정비례합니다. 벚꽃 지는 거리가 회색빛으로 보이고 주변의 행복은 볼썽사나운 곁눈질의 대상으로 바뀌어갑니다. 이미 해이해져 있는 타 공시생들을 바라보며 나도 한번쯤은 괜찮지 않을까라는 자기합리화에 잠식되기도 합니다. 결국 이 공무원합격이라는 이벤트가 나에게 얼만큼의 절박함을 줄 수 있는가에 따라 달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관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관직에 나아가는 운이란 뜻이죠, 모두 알다시피. 관운은 미신이겠지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관운이라는 것도 노력없는 자에겐 주어질 필요도 없겠죠. 가끔은 게을러도 괜찮다 생각합니다. 저도 주7일 14시간 공부하는 사람은 결코 아니었기에 더더욱요. 저는 오히려 게으른 사람에 가까웠지만 관운이 조금 따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수험기간 동안 쏟았던 노력이 무위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구요. 속상하고 외롭더라도 방황은 3일이상 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잘 묶어두시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얻으려면 내주는 것이 있듯이, 뜻을 두셨다면 거쳐야 하는 과정임을 잘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생활 관리법 ]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바이오리듬이 있기 마련입니다. 우선 저는 기숙연계와 일반 스파르타연계를 둘 다 해본 사람으로서 느껴본 것은, 공부에는 자신의 페이스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기숙연계를 할 때는 매일 7시에 매니저분이 기상을 도와주셨고 일반 스파르타로 옮기고 나서는 제가 스스로 제 생활을 관리합니다. 근데 7시에 기상했다고 해서 꼭 바로 학원을 가는 것도 아니고 자취를 한다고 해서 지각을 꼭 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에는 당위성과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숙연계같은 경우에는 학원 근처 고시뷔페 식당을 주로 이용하게 되실 텐데, 물론 수험기간 많은 물리적 정신적 에너지를 요구하기에 밥을 잘 드시는 것은 중요하지만, 지나친 칼로리 섭취로 건강을 해치지 않고 최대한 건강하게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공시생활을 하며 건강을 어느 정도 잃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지만, 일정 정도 이상의 건강을 잃어버릴 것이라면 공시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저라고 건강 관리를 꾸준히 한 것은 아니지만 매일 아니면 격일로라도 30분씩 산책은 꼭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몇 개월 먹고 앉아서 공부만 하다 보면 반드시 퍼지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특히 여름이 고비인데, 항상 조금씩 체력을 비축해둔다는 생각으로 조금만 건강에 신경을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과목별 학습 방법 ]

우선 국어와 영어는 어느 정도 베이스가 있었고, 영어는 다행히도 어느 정도 배워둔 게 있어서 따로 공무원 영어 수험준비를 한 적은 없습니다. 국어는 문법이 걸림돌이었는데 최근 출제방식이 쉬운문제 위주로 구성되고 있는 것 같아서 큰 부담감은 없되, 인강으로 문법과 한자 정도만 수강했습니다. 한국사는 정말 무식한 방법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기출 문제집을 사서 5회독 넘게 돌리면서 그냥 해설까지 같이 외우는 방식으로 해결했기 때문에 이 또한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행정학과 행정법도 이론을 바탕으로 기출을 꾸준히 회독하는 것이 정도인데, 저는 여기서 어디에서도 문제를 풀 수 있게 스마트폰으로 OX어플을 찾아보았고 기출문제 모음도 어플로 다운로드했습니다. 평소에 게임을 꽤 좋아하기에 나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최면을 걸며 수도 없이 문제를 풀고 교정을 해나갔으며, 많이 틀릴 때는 채찍질을 하고 많이 맞출 때는 스스로 당근을 주는 등 공부에 ‘재미’를 한 스푼 넣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질구레해보이더라도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는지의 여부는 공부에 있어서 굉장히 도움이 되는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담당과목 선생님께 쫄래쫄래 찾아가 여쭤보고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 질문폭격을 받으신 선생님이 눈동자에 두려움이 있진 않았을까 걱정했던 판이라 이 점이 제가 효율적으로 학습을 진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요약하자면 끝없는 기출회독, 공부의 게임화, 두려움 없는 질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박문각 공무원 스파르타반이 좋았던 점 ]

학생의 입장을 잘 고려해주시며 얘기를 잘 들어주십니다. 이게 무엇보다도 수험생들은 정신적으로 불안정할 시기에 놓여 있기에 동고동락하시는 사무실 선생님들도 고생이 많으십니다. 어떻게 보면 에버랜드 아르바이트생 같은 느낌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쏟아지는 건의사항과 컴플레인에도 묵묵히 대처하시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그리 바람직한 수강생이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위에도 써있듯이, 잡아주길 원하되 너무 가두면 제가 또 아무것도 못하는 타입이기에 그 점을 말씀드렸고 정말 잘 양해해주셨습니다. 제가 작년에 잠깐 한달정도 발목수술을 받고 입원했을 때도 학원행정절차 관련해서 상세하게 도와주셔서 제가 끊김없이 학습을 지속할 수 있도록 잘 도와주셨고, 그 이후에도 불만사항이 있든, 아니면 정신적 위로가 필요하든 상담해주시고 학생 편에서 생각해주시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니까 선생님들 너무 괴롭히지 마세요. 우리 모두 사람입니다.


[ 나만의 합격 비법, 성적관리 노하우 ]

저만의 합격 비법이라기에는 부끄럽기도 하고 위에도 몇 번이나 언급했듯이 그냥 끊임없이 문제를 푸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는 문제가 또 나왔다? 좋아하면서 풀면 됩니다. 모르는 문제다? 그 김에 외우면 그만입니다. 이 지루함을 호모 루두스, 즉 유희하는 인간이 되는 것으로 극복하는 방법이 장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허튼 소리로 보이겠지만 기계적으로 문제들을 풀다 보면 어느새 문제를 맞췄을 때 속으로 작게 “앗싸!” 라고 소리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약간 변태같을진 몰라도, 정말 잘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리고 학원에서 진행하는 모의고사 수업 참석 시 절대 점수에 연연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뭐 50점 이하로 나온다면...? 그건 좀 변수일 순 있겠지만 대부분 커리큘럼에서는 일부러 어렵게 내시는 경향들이 있기에 주눅 들지 않고 묵묵히 해나가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응원 메시지 ]

[ 응원 메시지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딨겠습니까. 흔들리고 나면 뿌리 내릴 자신의 미래를 보고 다들 이 길을 걸어가실 텐데, 저 같은 바보도 합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잘 간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의외로 비교는 특정 행동에 있어서 좋은 원동력이 됩니다. ‘내가 얘보다...?’ 라는 생각은 남 앞에서 꺼내면 무례함이지만 속으로 읊조린다면 자기 발전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죠. 사람은 대부분 원래부터 슬프게 태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부디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슬픈 내가 ‘비정상’인 것이 아니라, 누구나 힘들 시기에 말할 사람이 적어서 속앓이를 하는 것 뿐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시나 한 수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나희덕 - 푸른 밤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절절한 로맨스도, 꿈을 향해 혹독한 현재와 싸워나가는 자신의 처지를 이입시킬 수도 있겠죠. 지름길이든 에움길이든 ‘끝’이 주는 안도감에 취하기 위해 달려가시는 모든 분들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끝은 또 하나의 시작이라지만, 당장은 눈 앞의 끝을 향해 울고 웃으며 달릴 시간들을 즐기고 감내하시면 좋겠습니다. 쉽다고는 안 했습니다. 근데 하면 되더라구요. 재능을 탓하기에는 노력할 수 있는 부분들이 너무나도 많은 시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들 화이팅하시면 좋겠습니다.


[ 면접시험 합격노하우 ]

 

[ 면접 준비 방법 (수강 강의 및 스터디 활용 등) ]

솔직히 말하자면 미리부터 지방직 면접은 국가직 면접에 비해 그 심사요건의 빡빡함이 좀 완화되고 현장분위기도 상대적으로 온화(?)하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시험 성적이 합격선 대비 좀 널널하게 남아서 사력을 다하진 않았고, 제 소속 지방자치단체의 도정계획을 출력해서 좀 읽은 게 다입니다. 그리고 저 때부터는 면접 전 인성검사가 추가돼서 잠깐 고향 내려갔다왔는데 MBTI 테스트가 300문제로 늘어났다고 생각하면 되시고, 제발 가식적으로 답 안 하셔도 됩니다. EX) 상관이 잘 나가면 질투할 것입니까? 1 2 3 4 저는 그냥 3번 그럴 것 같다 골랐습니다. 참고로 보통이나 중간은 없습니다.

 

[ 면접 시험장 분위기 및 진행 절차 ]

우선 면접장 입실은 1시 반까지였고 면접은 두 시부터 시작했습니다. 직렬별로 조가 편성돼있었고, 저는 운 나쁘게도 꼴찌라서 내리 3시간 정도를 대기했습니다. 그날 일부러 배 아플까봐 아무것도 안 먹고 갔는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너무 많이 나서 좀 창피했습니다. 걱정마시고 그냥 간단하게 바나나라도 두 쪽 꼭 드시고 가셔서 저 같은 불상사가 없으시면 좋겠습니다. 각 조 별로 공무원이 한 분씩 배치되고 입장할 때 신분들을 보여주고 자기의 수험번호가 붙어 있는 명찰을 가슴에 착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갔던 면접장은 정장을 입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이었고 남자분들은 한 명 빼고는 다 넥타이를 착용했습니다. 두 시 정각이 되면 핸드폰을 제출하고 하릴없이 준비해간 프린트물만 들여다보게 됩니다. 저는 말하는 것에 크게 두려움은 없어서 떨리진 않을 것 같았는데 결국엔 조금 떨리긴 했습니다. 대략 한 명당 15~20분의 면접이 끝나게 되면 자기 차례를 안내받아 면접실 앞으로 가고 이전 면접자가 아직 안 끝났다면 잠깐 대기했다가 들어가게 됩니다.

 

 

 

 

 

 

 

[ 면접 문제 및 답변 ]

우선 면접관은 총 세 분이 계셨습니다. 다들 자상하게 맞아주셨고, 제가 긴장했을까 봐 잠깐 딴소리를 하며 제 긴장을 풀어주시려고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자기소개서에 근거한 질문들을 기반으로 질문이 들어옵니다. 자신의 장, 단점. 기억에 남는 인생에 있어서의 성취, 갈등상황의 대처방안, 배치희망부서 등등 질문을 하시는데 조금 피상적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조금 첨언을 해보겠습니다.

Q: 만약에 면접자께서 집에서부터 멀리 떨어진 외진 지역에 근무 배치를 받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처하시겠습니까?

A: 우선 배치받았다는 사실 자체는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뭐 하지만 속된 말로 볕들 날이 온다 하지 않았습니까? 제가 제 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상관에게 제 능력을 증명한다면 언젠가는 제 평가도 달라지고 원하는 위치에서 근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아까 희망부서과 관광정책과라고 하셨는데, 현재 도내 행사가 잘 홍보되고 있는 것 같습니까?

A: 솔직하게 말하자면 전국적으로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큼의 홍보는 할 수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해당 행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홍보가 잘 되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제 친구는 서울에 거주중이지만 도내 라틴댄스페스티발에 대한 홍보사항을 잘 전달받아 가끔씩 제주도에 오곤 합니다. 이에 비추어봤을 때, 니즈가 필요한 곳에 있어서는 홍보가 잘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면접자 분께서는 입직하시고 나서 만약 홍보마케팅 업무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하실 것인지?

A: 우선 제주도는 국제관광의 도시입니다. 또한 최근 한류 열풍으로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들어오고 있는 추세인데, 이 K-culture에 영향을 받은 세대들은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에 걸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이에 따라  SNS 특히 가장 영향력 있는 인스타그램을 구심점으로 홍보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파급력이 좋은 플랫폼을 빌려 홍보하는 것은 신선함과 적극행정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제가 인형탈을 쓰고라도 홍보하도록 하겠습니다.(다들 웃으심)

Q: 본인이 생각하는 공무원의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A: 저는 행정수요를 적시에 파악해 적시에 공급하는 것이 공무원의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소개서에도 기술되어 있듯이 단순히 아는 것과 무언가를 이해하는 것은 다르고 이 앎과 이해의 차이를 견지하고 낮은 자세로 시민분들께 봉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행정수요 파악 및 공급 다시 얘기함, 좀 긴장돼서 살짝 말 더듬고 나중에 나오고 나서 필요한 자질이 봉사, 충성, 청렴, 성실 이런 거 얘기하는 거 깨닫고 나서 살짝 이마를 탁 했습니다. 그래도 뒤 발언으로 맥락상 언급은 했다 생각합니다.)

Q: 좋습니다. 모르실 수도 있겠고 점수에 크게 반영이 되지도 않겠지만 현재 우리 도의 슬로건을 알고 계십니까?

A:(크게 당황, 추경예산이나 GRDP같은 정보만 외웠다가 생각도 나지 않았음)아 제가 그 부분까지는 미처 숙지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알려주신다면 새겨듣겠습니다.

Q:(웃으시며) 괜찮습니다. 이따 나가시면서 복도에 써져 있을텐데 보시면서 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도의 23년 본예산 총액을 아시는지?

A:(더더욱 당황) 아 제가 올해 역대 최대 추경예산 편성배정에 관한 사실도 알고 GRDP까지는 알겠는데...(횡설수설) 아닙니다 이만 하겠습니다.

Q: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신지

A: 대충 봉사하고 섬기는 자세로 공무원 할 거란 얘기

이런 식입니다. 모든 문제를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제가 봤던 문제는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 두 문제 같은 불의타보다는 자기소개서 내용을 기반으로 한 확인 문제와 그에 따른 응용질문이 훨씬 더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 면접 시 주의 사항 ]

주의 사항이랄 것 까진 모르겠지만 면접실 앞에서 문이 열려있건 열려있지 않건 노크 하고 안녕하십니까 들어가겠습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등 예의를 확실히 챙겨주는 멘트 정도는 절대로 실이 되는 것 같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표정 푸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평소에 표정이 무뚝뚝한 편인데 면접 때는 진지한 질문 외에는 긴장한 티를 내지도 않고 저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입꼬리 단속을 좀 했습니다. 그래도 티는 잔뜩 나지만 심술？은 짜부랭이 감자마냥 인상쓰는 것보단 500배 낫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 ]

점수가 합격선대비 넉넉하게 남는 분들에게는 면접 끝나고 먹을 저녁 메뉴를 생각하는 것을 추천 드리고 만약에 조금 타이트하시다 하더라도, 진솔한 스스로를 보여주고 해당 지자체에 얼마나 관심과 애정이 있는지 보여주시면 충분히 면접우수로 붙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가 어떻든 그 모든 과정에 있어서 항상 빛나던 건 거기까지 땀과 눈물을 흘리며 걸어갔던 스스로임을 잘 아시고 잘 다독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스스로를 위하여 기도하고 지칠 때 등을 밀어줄 친구들과 가족들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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